행사 주최측 "한국 정부 방해로 물질적·정신적 손실"
정부의 거듭된 만류와 경고,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강경 조치로 아프간에서 5~7일 개최될 예정이던 '2006 아프가니스탄 평화 축제'는 취소됐지만 행사 주최측과 정부 간에 남은 앙금이 소송 사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불거져 주목된다.
4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평화축제'에 참가하려다 아프간 입국이 금지되거나 항공편 승선 자체가 거부돼 인도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국민 300여 명 중 일부는 외교 통상부 등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아시아협력기구(IACD)의 최한우 사무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단 한국에 들어가서 인도에 머물렀던 분들과 상의해 봐야 하겠다"며 "소송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소송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소송 가능성을 검토 중인 행사 주최 측은 아프간 정부의 허락을 받아 순수 봉사 및 문화교류 행사를 하려 했으나 우리 정부가 방해하는 바람에 물질적, 정신적 손실 및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최 사무총장은 "행사 개최신청때 이미 기독교인임을 밝혔으나 순수 봉사 및 문화교류 활동이라는 취지를 설명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행사개최 허락 및 장소사용 허가까지 받았는데 우리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측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바람에 현지 정부도 행사 개최를 불허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행사 취소와 관련해 소송이 벌어진다면 그 대상은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행사를 강행하려 한 주최측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만약 행사 참가자들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그 대상은 외교부가 아니라 IACD 또는 최 사무총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사 취소에 따른 손해 또는 손실에 대한 법적 공방 문제 이전에 행사를 취소해야 할만한 안전상의 위협이 있었느냐를 두고도 행사 주최측과 정부의 판단이 달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아프간 정부 등을 대상으로한 이슬람 테러세력들의 테러행위로 희생자가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2천명 단위의 한국인 기독교 신자들이 집회를 갖는 자체가 테러 세력들에게는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내세웠다.
아울러 최근 평화축제와 관계없이 아프간에 체류하던 우리 교민 200명 중 180명 이 인근 국가 또는 한국으로 피신한 데서 보듯 평화축제 개최 자체가 현지에서는 커다란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정부는 지적했다.
그러나 행사 주최측은 아프간에서 발생한 테러의 절반은 금품을 노린 단순 강도에 의한 것이며 나머지는 아프간내 특정 서구인 또는 서구단체, 기관에 대한 표적테러이기 때문에 이번 행사 참가자들이 테러위험에 특별히 더 노출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입장.
또 외교부가 주최측이 기독교 계열 단체라는 점을 들어 행사를 원색적인 선교행사라고 규정함으로써 오히려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는게 주최 측의 주장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