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30대 이혼남, 길에서 20대 여성 살해
아내에게 버림받고 여성에 적개심을 갖게 된 30대 이혼남이 취중에 여성 행인을 흉기로 찌르는 '묻지마 살인'을 저질렀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일 길 가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금품을 턴 혐의(살인강도)로 이모(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일 오전 0시37분께 송파구 잠실동 길가에서 귀가 중이던 허모(27·여)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신용카드 6장과 현금 6천여 원이 든 허 씨의 손가방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허 씨를 살해한 뒤 흉기를 가방에 넣고 달아나려다 마침 근처를 지나던 대학생 김모(26)씨 등 시민 2명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김 씨 등은 당초 이 씨의 범행을 목격하지 못했으나 이 씨가 먼저 손을 내저으며 "내가 안그랬다"며 달아나자 이 씨를 쫓아갔고 이 씨의 가방에서 피 묻은 흉기가 나오자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씨는 경찰에서 "집사람과 2000년에 이혼한 뒤 여성에 대해 혐오감이 있었다. 술에 취해 걸어가다가 지나가는 여성을 보자 바람을 피우고 떠난 아내 때문에 맺혀 있던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고 진술했다.
조사결과 이 씨는 자신이 주방장으로 일하던 일식당 주인이 지각출근을 나무라자 1일 밤 술을 마신 뒤 식당일을 그만두면서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주량이 소주 1병인 이 씨가 사건 전날 밤 소주 3병을 마셔 혈중 알코올 농도 0.161%의 상태에서 실직에 따른 상실감과 여성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에 허 씨를 우발적으로 찌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이 씨를 붙잡은 김 씨 등에게 감사장을 전하고 보상금을 지급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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