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영국통신] 영국은행 거액 흑자와 FTA ①

김문환

입력 : 2006.08.01 10:06


영국은행 상반기 180억 파운드(32조원)흑자

영국의 은행들이 거액의 흑자를 기록했다. HSBC를 비롯해 영국을 대표하는 5개 대형 은행의 올 상반기 6개월의 순익이 무려 180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대략 32조원을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나 늘어난 수치다. 경제성장률이나 다른 산업과 비교해 호황이 아닐 수 없다. 은행업계에서는 올 연말 1년 전체 흑자 규모는 무려 400억 파운드 그러니까 7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별로 살펴 보면 HSBC가 60억 파운드로 전체 은행권 흑자의 3분의 1을 쓸어갔다. 단일 은행의 반년치 흑자가 10조원을 넘는다. 하반기에 계산하면 1년 흑자가 20조를 넘는다는 계산이다. 

은행별로 흑자 현황을 들여다 보자. 과거 홍콩 샹하이 뱅크에서 이름을 바꾼 공룡 HSBC를 이어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oyal Bank of Scotaland)가 상반기 6개월 동안 44억 파운드(대략 8조원), 바클레이(Barclays)가 34억 파운드(대략 6조 2천억원), HBOS가 26억 파운드(대략 4조 4천억원), 로이즈(Lloyds TSB)가 17억 파운드(대략 2조 7천 억원)의 천문학적 흑자를 냈다.

그렇다면 영국의 대형 은행들이 어떻게 이런 많은 돈을 버는지 방법을 들여다 보자.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은행은 국민들이 피땀으로 모은 푼돈을 큰 돈 만들어서 시설이 필요한 기업 등에 빌려주고 이자 받아서 다시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그런 개념이다. 하지만 영국은 다르다. 물론 미국계 은행에서 배운 방법이지만 영국은 우리와는 제도가 다르다. 우리도 실명으로만 통장을 만들 수 있지만 영국은 실명만 갖고는 부족하고 실제 소득(자기가 벌거나 누가 주거나)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것이 증면되면 은행이 계좌를 만들어 주고 현금 출금카드(Debit Card)와 수표책(Check Book)을 준다.

먼저 현금출금 카드. 현금 출금 카드는 현금을 기계에서 빼는 것 외에 물건이나 서비스 대금 결제시 사용한다. 얼핏 2가지 용도가 신용카드와 비슷해 보이는데, 신용카드와 다르다. 신용카드는 계좌의 잔고와 관계없이 사용한 뒤 결제일에 맞춰 내면 된다. 그러나 현금 출금 카드는 우리의 직불카드와 같다. 자기 계좌에 돈이 있어야 대금 결제가 되는 카드다. 그런데, 살다 보면 계좌에 돈이 떨어질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돈이 없어도 일정 한도 안에서 계산이 되게끔 은행이 편의를 봐준다. '고마운 은행'. 감사의 말씀을 드리기에는 성급하다. 초과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 이자를 받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함정이다. 이자는 은행마다 다른데 평균 주요은행 가운데 HSBC만이 15.9%로 비교적 낮고, 나머지는 28~29%의 초고율이다.

벌금이나 수수료 수익 비중 높아

돈 없어도 왜 결제해주는지 더 큰 이유가 하나 더 기다린다. 카드를 사용할 때 초과 사용에도 한도가 있는데, 이 한도를 넘을 경우에는 이자가 아니라 벌금을 낸다. 초과 한도 안에서 쓰면 이자, 한도를 넘어 쓰는 부분에 대해서는 벌금의 구도다. 문제는 이 벌금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대개 고객이 몇 파운드나 몇 십 파운드 넘기고 그저 몇 만원이나 몇 십만원인데 금액에 관계없이 1원만 넘어도 벌금이 은행마다 다르지만 대개 28~30파운드 내외다. 5만 2천원에서 5만 6천원. 악소리가 난다.

카드 이외에 수표 발행시도 마찬가지다. 가계수표처럼 영국서도 수표를 발행하는데 한도 내 초과발행과 한도 밖 초과 발행에 대해 현금출금카드와 같은 비율의 이자와 벌금이 적용된다.

이밖에 수표를 잘못 발행해도 25파운드 내외의 벌금을 물고, 또 각종 신용대출이나 집 살때 저당(모기지, Mortgage)대출에도 이자 이외에 별도의 수수료를 붙인다. 이 수수료가 장난이 아니다. 신용상태나 물건에 따라 고액이다. 놀라면 안된다. 영국에서 고객들이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에 내는 각종 수수료나 벌금등의 종류가 무려 100가지를 넘는다. (참고로 이자도 비싸서, 신용 대출 이자는 평균 5~25%로 높다. 저당대출은 이자는 비교적 낮아서 5% 내외다. 반면 예금이자는 3~4%에 불과하다.)

그럼 여기서 본론. 영국 은행들이 올 상반기에 번 180억 파운드 가운데 이자가 아닌 수수료 수익이 얼마나 될까. 고객이 자신의 은행 계좌에 들어 있는 돈보다 더 많이 카드를 쓰거나 수표를 발행했을 때의 초과 사용(overdraft) 한 종목에서만 무려 47억 파운드(대략 8조 5천억원)나 된다. 전체 은행 수익의 4분의 1을 넘는다. 기막힌 일이다. 다음 글에서 이런 현상이 FTA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