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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통신] 세계 각지의 영국인

김문환

입력 : 2006.07.28 17:24|수정 : 2006.07.29 10:22


영국의 인구는 6천만이다. 이 가운데, 영국 시민권을 갖고 있으면서 해외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영국정부가 27일 통계 자료를 냈다. 4백 50만명이다. 인구의 7.5%가 해외에 사는 것이다. 영국에서 해외로 이민가 국적을 바꾼 사람이 아니라 영국 국민이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외국서 사는 사람들인데... 영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미국이나 호주 외에 좀 낯설지만 몽골이나 예멘까지 다양하다. 먼저, 어느 나라가 가장 많을까. 놀랍게도 중국이다. 발표된 98개 나라 가운데, 79만 8천명으로 가장 많다. 쉽게 짐작 가능하다. 대부분이 홍콩에 거주하는데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중국 국민이 되는 것을 거부한 홍콩 현지인들이 많다. 여기에 하나 더. 금융종사자들이 많은데, 영국의 최대 은행 HSBC 회장과 아시아 담당 사장 마이크 스미스도 홍콩에 거주하는 영국인이다.

두번째로 영국인들이 많이 가서 사는 나라는 호주. 실질적으로 영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라고 볼 수 있다. 61만 5천명이다. 춥고 축축한 겨울이 싫은 영국인들이 따뜻한 기후와 햇볕을 찾아간다. 특히, 호주는 남반구여서 영국이 칙칙한 겨울일 때 정말 살기좋은 봄부터 여름까지의 날이 된다. 날씨와 함께, 탁 트여 넓게 사는 자연의 광대함도 영국인들을 호주로 불러 모으는 이유다. 영국의 부호들이 주로 이렇게 사는데, 요크 공작 부인의 여동생 제인 루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52만 7천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런던에 살다 뉴욕으로 이사간 사람들이 많은 데, 주로 업무적인 필요에 의해서다. 이름난 이는 인기 모델 나오미 캠벨. 4번째는 23만명의 캐나다인데 미국과 비슷한 이유다. 5번째 뉴질랜드는 21만 5천명으로 호주와 같은 이유에서 영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이렇게 영국인이 선호하는 상위 5개 나라가 과거 영국 식민지란 공통된 경험을 갖고 있는데, 그만큼 영어문화권에 영국인들이 심정적으로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식민지 출신을 벗어나 영국인들이 찾는 나라는 유럽의 프랑스와 스페인. 프랑스에는 20만명이 살아 6위를 기록했다. 프랑스에 사는 20만명의 영국인들은 무슨 이유일까. 따뜻한 지중해안에서 일년 정도 휴양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프랑스의 남부 프로방스(Provance)지방은 영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프랑스 지중해안은 연중 온화한 기후에, 아름다운 풍광으로 영국인들이 19c부터 찾던 휴양지다. 오늘날 생각과 달리 프로방스 지방의 니스(Niece)나 깐느(Cannes)는 19c까지 프랑스 영토가 아니었다. 따라서 19c 많은 영국인들이 이지역에 투자하며 살기도 했다. 빅토리아 여왕도 겨울을 이곳에 와 보냈다. 영국인들이 프랑스에서 선호하는 주거 형태는 농장을 개조한 집으로 이곳에서 목가적인 생활을 즐긴다. 스페인은 19만 5천명으로 7위를 기록했다. 프랑스 처럼 역시 지중해에 접한 살기좋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 많고, 레알마드리드 소속의 베컴처럼 업무상(^^)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게르만족인 독일에는 18만명, 그리고 골프선수 어니엘즈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17만 4천명이 거주한다.

영국인들이 살기좋은 곳만 찾아가는 베짱이들이 아니다. 지구촌 곳곳에 가서 이런 저런 활동에 종사한다. 내전과 빈곤의 고통에 허덕이는 이티오피아와 시에라리온에 각각 천 5백명과 2천 9백명이 산다. 뜻밖에 몽골에도 3백명이나 있다. 일본에는 2만 6천명. 우리나라에는 3천 6백명의 영국인이 들어와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고로, 영국에 거주하는 소수인종의 3분의 1은 매년 8백70파운드 그러니까 우리돈 백 50만원정도를 고국으로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리나라 와서 공장일하며 고국에 돈보내는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을 떠올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