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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민주주의창-레바논 사태

김문환

입력 : 2006.07.27 16:46|수정 : 2006.07.27 16:52


2. 민주주의의 창-레바논과 인디펜던트 

첫 글을 무엇으로 담아낼까 고민했다. 레바논 사태와 BBC가 전한 탐사보도 프로그램. 전자는 현재 세계인의 관심사로 떠오른 국제적인 사건이고, 후자는 미제에 빠진 영국내 살인사건이다. 둘다 영국언론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보도사례여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단지 레바논 사태 관련 보도는 강대국의 논리와 여기서 발생되는 지구촌 형제들의 피해와 인권문제고, 미궁 사건 탐사보도는 부당한 경찰 권력의 논리에서 파생되는 피해자의 국내인권 문제란 점이 차이랄까. 둘 다 지구촌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소재지만, 먼저 레바논 사태를 다룬다.

이번 레바논 사태의 첫 시발점은 길게 지난달 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팔레스타인 전사들이 가자 지구에서 터널을 파고 이스라엘로 들어가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해 오면서 시작된다. 이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들어가 다리 3곳과 발전소를 공격한다.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인 헤즈볼라가 가만 있을 리 없다. 월드컵도 끝나고 세계가 흥분을 좀 가라앉히려 할 즈음인 7월 12일 이스라엘 병사 둘을 사로잡고 최소 7명을 죽였다. 이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전사와 싸우던 남쪽 이집트 국경 가자지구에서 정반대 북쪽 레바논으로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

사적이거나 사소한 문제에서 비롯돼, 전쟁할 능력도 여건도 안되는 작은 조직이나 작은 국가의 문제로 시작해 강대국들이 굴비 엮이듯 개입돼 커다란 전쟁으로 비화되는 일은 역사에서 누누이 보아온 일종의 순서이다.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세르비아에서 암살당하는데 독일이 참전하면서 시작된 1차 세계 대전, 나찌 독일의 체코 수데텐 지방 접수와 폴란드 단찌히 지방 점령에 바다 건너 영국이 선전포고를 하면서 시작된 2차 세계 대전... 

팔레스타인 전사-이스라엘-헤즈볼라-이스라엘-레바논...(시리아, 이란, 미국) 일단 중간결산을 해 보자. 21일까지 레바논 군인 66명 사망, 민간인 369명 사망, 부상 1천 150명. 이스라엘은 군인 20명 사망, 민간인 17명 사망, 부상 350명. 전면전의 무차별 폭격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자비스럽게도 헤즈볼라 거점이라고 지적한 곳만 선별 폭격했는데도 발생한 사상자 수가 비교가 안 된다. 사실 전쟁이랄 것도 없다. 레바논 정부는 전쟁할 힘도 의사도 없고, 실제 개입도 않는다. 레바논에 있는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게릴라전을 펼치고, 이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한다면서 레바논의 도시 이곳 저곳에 정규군을 동원해 비행기 폭격과 기타 미사일 공격을 퍼붓는 것이다. 헤즈볼라 잡는데 누가 반대할까. 그런데, 작금의 사태는 공비 잡는다면서 마을 주민 학살하는 사태와 마찬가지다. 마침내 이스라엘 군의 공격에 UN 관리마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UN도 분노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영국의 TV에는 연일 이스라엘군 대변인이나 정부관리가 나와 "우리는 민간인을 공격하는 게 아니다.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하는 것이다"라고 인터뷰 한다. 그러면 그 뒤에 BBC나 민영 ITV 기자둘이 폭격 현장에 가서 취재한 리포트가 나온다. 아수라장이 된 파괴된 현장에서 피흘리며 죽어가는 사람들 보여주고 멘트한다. "이곳은 헤즈볼라와 관련 없는 민간인 지역입니다. 그것도 이슬람교도가 아닌 기독교인 거주지역입니다." 세상에 이런 전쟁도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보도 1면 사진. [미국의 국내 정책]과 [미국의 외교 정책]을 비교해서 실었다. 가족의 가치와 가정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입장 뒤에 가려진 레바논 가족의 현실을 대조해서 실었다. 환하게 웃는 미국과 미국 어린이. 처참하게 죽은 레바논 어린이와 절규하는 가족. 

인디펜던트 22일자 만평. [다윗을 베는 골리앗]이란 제목아래 "이런 염병할. 아직도 붙어 있네. 나는 말야. 어흠, 단지 네 코에 붙은 그 추악한 부스럼을 찌르려고 하는 거야."는 글을 달았다.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 위인이다. 지금 그 다윗은 밑에 깔린 레바논 주민들을 가리킨다. 골리앗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엄호아래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런 비극을 막을 방법은 극히 제한돼 보인다. 현재 지구촌 헌병은 누가 뭐래도 미국이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의 힘으로 유지되는 세계 평화). 이 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런데, 미국의 입장이 궁금하다. 영국의 인디펜던트(THE INDIPENDENT)가 22일자로 실은 미국의 태도를 보자. 자세한 글보다 간단한 그림 하나와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한다. 때로는 글보다 그림이 더 정확하게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는 데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