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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독일8 -철학자들 모자이크1

김문환

입력 : 2006.07.26 09:21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i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7. 독일

1)독일 

2,3,4,5,6,7,8,9,10) 쾰른(Cologne) --오늘 이야기 

10,11,12,13)베를린(Berlin) 

8) 철학자 모자이크 1

로마-게르만 박물관을 아름답게 수놓는 또 하나의 작품은 철학자들 모자이크(Philosophers Mosaic)다. 작품의 크기는 가로 7m, 세로 6.8m. 거의 정사각형으로 디오니소스 모자이크 보다는 작지만, 대형작품이다. 특히 소재가 이색적이다. 모자이크가 본고장 헬레니즘 세계에서는 그리스신들이 주요 소재였다. 로마시대에는 일상생활을 소재로 채택했고, 기독교 시대 이후에는 신이 만든 피조물, 즉 자연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모자이크는 그리스 시대를 풍미한 저명한 철학자들, 즉 인물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 철학자들 모자이크 전경. 뒤의 붉은 색은 프레스코로 장식한 로마시대 벽장식을 옮겨 놓은 것이다. ⓒ김문환>

 이 모자이크는 1844년 쾰른의 한 교회 건물에서 발굴됐다. 이후 [로마-게르만 박물관의 전신격으로 볼 수 있는 발라프-리하르츠 박물관에 1861년부터 전시됐다. 그러나, 1943년 2차 세계 대전 기간동안 폭격으로 심하게 훼손되고 말았다. 전쟁이 가져오는 비극적인 문화재 훼손의 단면이다. 앞서 디오니소스 모자이크가 전쟁도중 방공호를 파다가 발견된 것과 정반대다. 전쟁이 문화재를 발견하게도 만들고 파괴도 시키니...이후 복원을 거쳐 임시 거처에 있다가 1974년 [로마-게르만 박물관]건물을 신축하면서 오늘날 위치에 자리를 잡게 됐다.

모자이크의 구도는 일견 단순해 보인다. 가운데 육각형(Hexagon)을 만들고 그 안에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배치했다. 제작자가 디오게네스를 가장 중심되는 인물로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디오게네스 모자이크 주변에 6각형 6개를 만들고 그 안에 6명의 철학자를 넣었다. 6개의 육각형은 디오네게스 육각형을 가운데 두고 6각형으로 배치됐다. 모두 7명의 학자들인데, 2명은 완전히 훼손됐다. 고대 그리스 7명의 현자. 클레오부루스, 킬론, 소크라테스, 소포클레스는 이름이 나오고 지워진 2명은 전후 맥락상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다 볼수 있다. 1857년 비어 있는 자리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그려넣었기 때문이다.

<가운데가 디오게네스. 주변으로 5명만 보인다. 왼쪽 꼭대기가 그려 넣은 플라톤, 오른 쪽 시계방향으로 킬론, 그 밑에 소포클레스, 여기서 왼쪽으로 옆에 클레오불루스, 그 위가 소크라테스다. 킬론과 소포클레스 사이에 그려넣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지만, 이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다. ⓒ김문환>

철학자들 사이 사이에는 다양한 식물과 기하학 무늬를 넣었다. 우선 돋보이는 식물은 장미꽃잎 무늬다. 화려한 색상으로 그려 아름다움을 더한다. 흥미로운 것은 철학자들의 시선이다. 지금 우리가 박물관에서 모자이크 작품을 접할 때는 벽에 걸어 놓은 것을 보거나 바닥에 설치 해 놓은 것을 아래쪽에서 위로 다시 말해 한쪽 방향에서만 본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시대 모자이크를 설치한 장소는 바닥이다. 사람들이 동서남북 사방에서 오가며 본다. 위아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보듯이 철학자들이 시선이 다 다르다. 디오게네스를 포함해 5명의 얼굴이 세 방향으로 나 있다. 평면적인 접촉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좀더 실감나는 만남이 가능해진다.

작품을 감상하는 그리스 로마인들의 미적 감각과 수준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당대 학문의 대가들을 잔뜩 집안에 모셔 놓고 살았다는 것 자체에서 그리스 로마시대 상류층 인사들의 학문적 취향이나 지적 수준, 교양을 엿보는데 부족함이 없다. 요즘도 집안에 스포츠 선수 사진 붙여 놓는 집도 있고, 존경하는 학자나 이름난 예술가의 사진을 걸어놓는 집도 있다. 집안을 어떻게 장식하느냐에 집주인의 성격이나 교양정도가 드러나지만... 

 <가운데 자리하는 디오게네스. 통나무 안에 들어있는 모습이다. 그 아래 그리스어로 디오게네스의 이름이 써 있다. ⓒ김문환>

먼저 디오게네스를 살펴보고 나머지 4명의 철학자는 다음 편에 다룬다. 디오게네스 바빌로니아의 디오게네스는 스토아 학파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이는 역시 알렉산더의 아테네 침공시 통나무에 누워;뭐 필요한 것 없냐"고 묻자, "햇볕 가리지 말고 비켜 달라"고 말했다는 그 유명한 시노페 출신의 디오게네스다. 이 모자이크에서 디오게네스가 바로 그다. 그림에 그리스 철자로 디오게네스라는 이름을 적은 것 외에 통나무를 그려 놨다. 통나무에 기댄 철학자의 모습에서 알렉산더와 만난 디오게네스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가난하지만 부끄러움이 없는 자족생활을 실천한 인물이다. 가난을 삶의 지표로 삼은 철학자 답지 않게 고향 시노페에서 쫓겨난 이유가 재미있다. 위조화폐 제조 혐의. 인간은 자연스런 욕구를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만족시킬 때 행복을 얻을 수 있으며, 자연스러운 것은 부끄럽거나 보기 흉한 게 아니라면서 긍정적이고 청빈한 삶을 강조했다. 알렉산더가 그에게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거나, 디오게네스가 이 말을 듣고 "내가 디오게네스가 아니면 알렉산더가 되고 싶었을 것"이라고 응수 했다는 말은 후세에 윤색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