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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협, "대학 폭력에 유린 안돼"

심영구

입력 : 2006.07.25 13:36


<서울대총학-보건의료노조 폭력 논란 관련 서울대 교수협의회 성명서>

대학이 폭력에 의해 유린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7월20일과 21일 양일간에 걸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조합원 일천오백여명이 학교 측의 불허와 저지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서울대학교 캠퍼스에 무단 침입하여 갖은 소음을 일으키면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급기야 이를 만류하는 학생들을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간 외부의 이익단체 또는 이념집단이 대학 캠퍼스를 시위, 집회, 농성 장소로 삼아 면학을 방해하고 신성한 학문의 전당을 유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서울대학교 교수협의회는 그러한 반지성적이고 폭력적인 사태가 더 이상 벌어져서도 안 되며 용납되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자 한다.

학생들이 캠퍼스에 불법 침입한 집단에 의해 폭행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것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자신들과는 무관한 대학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시위와 농성의 장소로 삼았다는 데에 있다. 민주사회일수록 지켜야 할 규범이 있으며 절제를 필요로 한다. 절제와 타인 배려가 없는 자기주장은 폭력이나 다름없다. 도대체 대학과 사회의 기본 질서가 이렇게 유린되고 있는데도 방관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 어디 있단 말인가? 왜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 타인의 희생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그릇된 풍조가 용인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는 학문과 대학을 경시하는 뒤틀린 반지성주의를 조장하며 법과 질서를 바로잡지 못한 위정자들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에서 대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음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반독재 투쟁이나 노동운동에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지성의 열정을 온몸으로 불태운 숱한 젊은 학생들의 숭고한 희생은 소중한 결실을 맺었다. 그 동안 학문과 면학의 전당인 대학캠퍼스도 민주화 투쟁의 전당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여왔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과 주장 관철을 위한  이익집단의 시위와 농성의 장으로 대학캠퍼스가 이용되는 일은 용인할 수 없다.

대학은 외부의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물리적인 힘이 없다. 대학에서의 반지성적 작태가 묵인되고 조장되는 한 선진사회를 지향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장래는 암울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극복하고 청산하지 않는다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의 발전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의 지성을 보호하고 선진사회의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의 아낌과 보호가 절실하게 필요함을 호소하는 바이다.

 

                                2006년 7월 25일

                               서울대학교 교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