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8뉴스>
수해가 닥치면 어김없이 치수를 둘러싼 논쟁이 제기됩니다.
댐 건설 외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과 댐 건설보다는 국토의 난개발을 막고 저류지를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논란도 그 중의 하나이죠.
세계 문명은 예외없이 큰 강을 끼고 출발했습니다.
당연히 강의 범람은 초기의 수학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집트의 나일강이 홍수로 범람하면 토지를 다시 정비하기 위해 땅의 넓이를 계산할 필요가 있었고, 이로부터 수학의 한 분야인 기하학이 탄생했습니다.
기하학은 영어로 geometry라고 하는데, 토지를 뜻하는 geo와 측정한다는 의미의 metry를 결합하여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이처럼 고대 문명에서는 기하학이라는 새로운 수학 분야를 개척하면서 홍수에 대비했던 것입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긴박했던 순간, 댐의 수문을 열어야 할 지, 연다면 언제, 얼마만큼을 방류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고대 수학에 담긴 치수 정신과 맥을 같이하는 셈이지요.
우리가 비판하는 땜질식, 주먹구구식 수해 대책도 따지고 보면 이런 과학적인 치수 체계가 부족하기 때문 아닐까요?
수학과 과학의 힘으로 땅을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재해에 대비하는 최선책 아닐까요?
더 나아가 '과학과 환경이 공존'하면서 하늘도 다스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경미/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