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할머니가 56년 만에 호적을 만들어 평생 맺힌 한을 풀게 됐다.
아산시 염치읍 관계자는 안영순(95) 할머니가 지난달 15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취적허가를 받아 지난 13일에 염치읍사무소에서 호적편재를 마쳤으며 이달안에 주민등록증을 교부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1911년 12월7일생으로 돼 있는 안 할머니의 본적은 함께 동거하고 있는 사위의 주소지인 아산시 염치읍 서원리 181번지이며 호주는 본인이다.
이에 따라 안 할머니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어지는 월 2만원씩의 교통수당, 장수수당을 받고 의료보험 혜택과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안 할머니의 호적은 한국전쟁이 발발, 경기도 파주 문산면사무소가 불에 타면서 함께 사라졌다.
종전 직후 남편은 아들을 낳지 못하는 안 할머니를 빼놓고 둘째부인을 호적에 올렸다.
설상가상으로 안 할머니는 시집에서 버림받은 뒤 30여년 전부터 아산에 내려와 외동딸인 서영자씨(62)와 함께 살았다.
3년 전부터는 고령으로 치매와 노환을 앓고 있어 사후의 일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지만 호적이 없으면 화장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딸과 사위의 고민은 커져만 갔다.
딸 영자씨는 수소문 끝에 염치읍사무소 윤병도 호적담당(50)의 도움으로 호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고 절차를 거쳐 1년여 만에 호적을 갖게 됐다.
영자씨는 "사람은 죽어서도 호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제라도 어머니의 한을 풀어줄 수 있게 됐으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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