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배고픔에 지쳐 버티기 힘들다. 빨리 구조해 주기 바랍니다"
7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수항리 수항계곡에서 3일째 고립돼 있는 초등학생 36명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염모(44)씨는 평창지역에 폭우가 시작된 지난 15일 오후부터 연 3일째 평창군청은 물론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자식들의 안전을 확인해줄 것을 간절히 요청했다.
염씨는 대안학교인 서울 강북구 수유리 '재미난학교'에 다니는 9살과 10살짜리 아이 2명이 지난 13일 수항리 수항계곡 내 진부관광농원에서 열린 학교수련회에 참가했다가 15일 오후 2시께 '안전한 곳으로 대피중'이라는 문자 메시지만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되자 밤잠마저 잊은 채 생사확인에 매달렸다.
만 30여 시간 동안 발만 동동 구르며 애타게 연락을 기다리던 염씨는 지난 16일 오후 8시께 진부관광농원 사장님과 어렵게 휴대전화가 연결됐으나 "일단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식량과 식수가 부족하다. 아이들이 버티기 힘들다"라는 짧은 통화를 끝으로 통신이 두절돼 버렸다.
재미난 학교는 36명의 학생과 인솔교사 6명 등 42명이 13일부터 19일까지 이곳에서 수련회를 갖던 중이었으며 평창군이 확인한 결과 모두 안전지대로 대피해 일단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학생들이 고립된 지역은 진부면 소재지에서 12㎞ 이상 떨어진 산간계곡으로 이곳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와 교량이 유실돼 자동차는 물론 도보로도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오전 군 헬기로 학생들이 대피해있는 지역에 일단 비상식량과 응급약품을 공수했으며 헬기를 지원받아 구조에 나설 계획이다.
염씨는 "아이들이 걱정돼 가보려 해도 평창으로 가는 길이 모두 막혀 애만 태우고 있었는데 무사하다는 사실이 확인돼 천만다행"이라며 "아이들이 빨리 구조될 수 있도록 각별한 배려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평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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