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일본서 해양조사 계획 통보받은 바 없다"
정부가 오는 3일부터 독도 주변을 포함한 동해 일부 해역에서 해류조사를 실시하기로 한데 대해 일본이 '맞불'성 해양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간 신경전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한국이 예정대로 독도 주변 해역에서 해류조사를 실시할 경우 일본은 대항조치 차원에서 같은 해역에서 '해양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일본 교도통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정부 당국은 곧바로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일본 진의 파악에 분주 = 정부는 일본이 맞불 형식의 해양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사실관계 확인과 일본 측의 진의 파악에 착수하는 한편 일본측이 실제 조사에 나설 경우 대처 방안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양국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독도 주변 해역에서 한국이 '자국 EEZ 내에서의 조사는 당연한 권리'라는 논리로 해류조사를 강행한다면 일본 또한 같은 논리로 맞서겠다는 것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일본의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이 '한국이 조사를 실시할 경우' 라는 전제를 달았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물론 일본 고위당국자의 언급인 만큼 무게를 둬야 하지만 한국이 조사를 강행할 경우 자신들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선언적인 성격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고 보 는 분위기다.
국제법상 문제 때문에 한국의 해류 조사를 물리력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일본의 판단인 만큼 한국이 조사에 나선다면 '맞불'을 놓는 것 외에는 다른 대응방법이 없음을 강조한 언급이었을 수도 있다는게 관계 당국의 인식이다.
일본이 맞불성 해양조사를 실시할 경우 올 4월 일본의 동해 수로측량 문제 때문에 심각하게 진행됐던 한일간 갈등 양상이 되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파국을 피하기 위해 한국이 해류조사를 보류하라고 요구하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실제로 맞대응 차원의 해양조사에 나서더라도 사전에 조사계획을 수립해 국제수로기구(IHO)에 통보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하고 출항 준비도 해야하는 만큼 한국이 조사기간으로 예고한 3~17일 사이에 맞불조사에 착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어차피 '한국이 해류조사에 나설 경우'를 전제로 내걸었기 때문에 일본은 한국 조사 선박이 일본이 주장하는 자국 EEZ에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까지는 추이를 지켜보며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외교적 경로를 통해 우리 측에 자국이 주장하는 EEZ에 조사선박을 진입시키지 말 것을 종용하다가 결국 경계선을 넘어 진입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맞불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측으로부터 해양조사 계획에 대해 통보받은 바 없다"면서 "상황을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 있나= 일본이 실제로 맞불조사에 나선다면 그때는 상황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의 해류조사 계획과 관련, 국제법상 국가선박에 대해 나포,검색 등 물리력을 동원할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자국이 주장하는 EEZ 안에 선박이 들어올 경우 순시선을 통한 경고방송, 외교경로를 통한 중지요청 정도의 대응을 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일본의 우리 측 EEZ내 수로측량 계획을 '주권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한 채 나포 및 검색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였던 우리 정부의 대응기조와는 톤이 다르다.
따라서 우리 측의 해류조사로 인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이 실제로 맞불성 해류조사에 나서 우리 측 EEZ 내에 진입하려 한다면 우리 정부는 4월에 보여줬던 '원칙론'과 외교적 고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도문제에 관한한 '조용한 외교'의 기조를 탈피키로 한 만큼 원칙대로 강력하게 막아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일본의 대응수위와 비교할때 우리의 대응이 과도한 것으로 외부세계에 비쳐지는 것은 일본의 수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시각도 설득력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정부 당국은 계획대로 해류조사를 실시한다는 원칙만 세워 놓은 채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일본의 반응에 대한 대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 EEZ내에서의 해류조사는 우리의 고유한 권리이며 이미 올 1월 공시한 사항"이라고 말해 조사강행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일본의 해양조사에 대한 대응 방침은 상황 전개과정을 지켜보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