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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선거공약 평가 '헷갈려'

입력 : 2006.05.23 17:21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사회 단체가 내놓고 있는 주요 지자체 후보의 공약에 대한 평가가 오히려 유권자의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유권자가 정당이나 후보의 지명도보다는 실현 가능한 정책을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공약 평가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시민단체별로 같은 공약을 놓고 전혀 상반되는 평가 결과를 내놓아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참여연대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시민단체 228개가 모인 \'5.31지방선거 시민연대\'는 23일 오전 서울시장 후보 등 광역자치 단체장 후보의 공약을 평가해 이 중 44건을 \'막개발·헛공약\'으로 발표했다.

또한 \'5.31 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추진본부\'(추진본부)는 자체 분석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 등 7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의 좋은 공약을 선정,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밝혔다.

문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들 대표적인 시민 단체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발표한 공약 평가가 상반된다는 것.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신도심 세계도시 서울플랜\' 공약은 추진본부의 5개 평가 부문에서 모두 우수공약으로 선정됐지만 시민연대는 이 공약 가운데 \'아파트 16만호 건설·공급\'을 "택지 확보방안이 불분명하다"며 헛공약에 넣었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는 추진본부가 선정한 우수공약에 뽑혔지만 시민연대는 이 공약 중 \'세운상가, 동대문운동장 복합 문화 공간화\'를 "재원 마련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헛공약으로 지적했다.

민주당 박준영 전남지사 후보의 \'서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 공약은 추진본부의 지역성 평가에서는 우수 공약으로, 시민연대에서는 10대 헛공약에 드는 \'이상한 2관왕\'에 올랐다.

시민연대는 공약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했고 추진본부는 공약의 긍정성을 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시각차가 있지만 당선가능성이 큰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대해 이런 엇갈린 평가를 내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단체들이 스스로 밝혔듯 이런 평가가 절대적으로 옳은 평가는 아니겠지만 두 대표적인 시민단체가 이런 결과를 내놓는 것은 유권자의 혼란 뿐 아니라 평가 자체의 신뢰도와 중립성까지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결국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라고 유권자에게 공을 넘기기에는 지방 선거일이 임박했고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가 등장해 공약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책임한 발표가 아니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후보의 공약을 검토한 결과 실제로 충분한 검토 없이 공약을 내 놓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추진본부와) 평가 전문가도 다르고 견해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문종 추진본부 대변인은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해 다양한 지표로 평가한 결과 강금실 후보의 공약이 모든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관점의 차이로 이런 상반된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