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공무원의 선거개입과 흑색선전 등 구태의연한 선거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지방자치제의 후진성과 '정책선거'의 미비 때문으로 분석된다.
◇ 지자체 후진성이 '줄서기' 낳아 = 정부가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선거사범 색출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음에도 엄격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공무원들의 불법 행위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유형은 정당가입과 금품제공 외에 당비대납, 입당원서 모집, 공천활동 및 여론조사 관여 등으로 광범위하다.
검찰은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은 지자체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소속 공무원들의 정당가입, 선거홍보, 선거기획 등 선거 관여행위가 빈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는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이 이 후보에게 앞다퉈 '줄대기'를 하면서 탈법적인 선거지원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자체 인사위원회와 근무성적평정 등 인사시스템이 형식적으로 운영되면서 지자체장의 인사 전횡을 견제할 기능이 마비되고 3차례 지방선거를 거치며 공무원들이 '줄서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게 중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참여연대 투명사회국 이재근 팀장은 "현직 지자체장이 사퇴하지 않고도 예비후보로 출마할 수 있게 돼 공무원의 선거개입이 늘어난 것 같다"며 "'현직 프리미엄'이 유지되면 그 영향력 아래 있는 공무원의 개입이 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 YMCA 유권자운동사무국 조철민 팀장은 "직무를 방기한 채 선거에 개입하는 지자체 공무원을 감시할 지방의회가 부실한 게 중요한 원인"이라며 "검찰이 공무원의 선거개입을 집중단속한 것도 공무원 입건자 증가의 한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 흑색선전 여전…IT 발전에 편승 =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사이버 공간 흑색선전 증가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과거처럼 후보자 합동유세에 청중을 동원할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조폭들의 선거개입이 사라졌다는 긍정적 측면과 사이버 공간에서 흑색선전이 과도하게 이뤄진다는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는 것.
참여연대 이재근 팀장은 "지방선거에서 여전히 정책적 이슈가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고 유권자들이 이미지로 후보를 선택하기 때문에 폭로전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흑색선전 급증 원인을 분석했다.
서울 YMCA 조철민 팀장은 "지방선거의 초점을 지역사회 발전에 맞추지 않은 채 여야가 이번 선거를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삼아 경쟁하기 때문에 선거전이 과열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지자체 선거가 제도 면에서는 정착된 것 같지만 그 내용을 채울 역량은 부족하기 때문에 흑색선전이 난무하게 된다"며 "검찰 집계는 여야 대표가 흑색 선전을 안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안심하고 믿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 "지방공무원 인사제도 개선 시급" = 검찰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달리 지방에서는 인사위가 자치단체장의 인사권을 견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무원의 선거개입을 막기 위해 지자체 인사위의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이재근 팀장은 "현직 지자체장이 지자체 선거 후보로 출마할 경우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도록 제도를 바꿔 사퇴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 YMCA 조철민 팀장은 "사이버 흑색선전 예방에는 인터넷 실명제가 효과적이지만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어 막상 이행하는 데는 고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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