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헌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나라당의 비협조와 관련자들의 진술 차이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이 자체 감찰을 통해 사건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까지 밝혀낸 듯 했으나 막상 검찰이 나서자 당의 비협조와 관련자들의 상반된 진술로 수사가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24일 "한나라당의 자체 조사 자료를 아직 넘겨받지 못해 감찰단장인 김재원 의원보다 높은 당 고위직에 직접 자료요청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초 한나라당측과 녹취록 등 당 자체 조사자료를 19일 넘겨받기로 약속했으나 한나라당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어 검찰이 21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자료 제출을 다시 요청했으나 한나라당의 협조를 받지 못했다.
한나라당 측은 고발장을 제출한지 11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검찰의 고발인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김재원 의원은 13일 임채진 서울중앙지검장을 직접 방문해 이 사건의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지만 실제 수사를 위한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아 수사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당 핵심인 김덕룡·박성범 의원을 고발할 때만 해도 깨끗한 선거를 위한 '제 살 도려내기' 라고 스스로의 도덕성을 추켜세우던 한나라당이 막상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슬그머니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급기야 검찰은 무작정 한나라당 자료 제출을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주 김덕룡 의원의 부인이 운영하는 병원과 박성범 의원 측에 21만 달러를 제공한 장 모씨 의 집을 각각 압수수색해 공천 헌금을 확보했다.
김재원 의원 측은 "검찰이 자료제출 시기 장소와 날짜를 정하면 이를 언론에 알리지 않기로 해놓고 검찰이 먼저 약속을 어겼다"며 "야당 흠집내기라고 판단해 자료 제출을 늦췄으며 자료는 언제든지 제출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 등 큰 행사를 앞두고 있어서 협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이 한나라당 조사 때와 다르게 나타나는 점도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 부인들에게 돈을 준 사람들이 당 자체 조사 때 처럼 두 의원 측에 공천 대가로 돈을 건넨 것이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다는 것.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말 밖에 없는 상황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점에 서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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