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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기업의 자화상

편상욱

입력 : 2006.04.20 08:19

어제 발표한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계획은, 여러모로 지난 2월에 있었던 삼성그룹의 조치와 많이 닮았습니다. 총수일가의 사재출연이라는 핵심내용은 물론이고 기자회견문 제목도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고 삼성과 똑같습니다. 발표자리에서 부회장을


어제 발표한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계획은, 여러모로 지난 2월에 있었던 삼성그룹의 조치와 많이 닮았습니다.

총수일가의 사재출연이라는 핵심내용은 물론이고 기자회견문 제목도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고 삼성과 똑같습니다.

발표자리에서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임원들이 일제히 고개숙여 인사하는 모습까지 흡사했습니다.

다만 삼성이 8천억 냈는데, 규모가 더 작은 현대차가 1조원으로 액수가 더 많습니다.

삼성발표는 검찰조사가 일단락 됐던 시점에 나온 것이었던데 비해서 현대차는 총수부자가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어서 더 다급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사재출연계획으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도 삼성과 다른 점입니다.

사재의 대부분이 그동안 주가가 급등했던 글로비스 주식인데요.

어제 발표가 나오자 마자 바로 하한가까지 떨어졌습니다.

정몽구 회장 부자가 가진 지분 60%의 값도 하루전 9천3백억원을 넘었었는데 주가가 떨어지면서 하룻사이에 1400억원이 날아갔습니다.

글로비스 소액주주들은 이건 사기극이라는 말까지 했는데요.

글로비스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현대차 그룹의 후원으로 글로비스가 성장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투자한 것인데, 이제 와서 손을 떼겠다고 하면 투자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더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일부 글로비스의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소송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서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삼성이 8천억...현대차가 1조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대기업이 총수의 사재출연이라는 왕조시대에서나 볼법한 조치를 취한 것은 오늘 현재 우리기업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합니다.

천문학적 규모로 '억지로' 사재를 내놓게 된 배경에는 어김없이 '상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억지로라도 자식에게 부를 물려주고 싶어하는 것은 보통사람 모두에게는 아주 당연한 '본능'입니다.

다만 한국사회를 기반으로 보통이 아닌 특별한 부를 이룬 사람들에게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요구한다면 지나친 기대일까요?


악재 불구 나스닥 5년최고...다우도 상승

다우지수 11,278.77(+10.00 , +0.09%)

나스닥 2,370.88(+14.74, +0.63%)

S&P 500 1,319.93(+2.28, +0.17%)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유가가 뛰었는데도 주가가 올랐습니다.

특히 나스닥지수 5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우존스 지수 10포인트, 0.1% 상승하며 5년만의 최고치대인 만천3백선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14포인트, 0.6% 상승하며 5년만의 최고치였고, 반도체 관련주들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습니다.

에스앤피 500지수는 2포인트, 0.17% 상승했습니다.

오늘 뉴욕증시는 약세로 반전될 만한 악재들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우선 뉴욕시장 국제유가,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7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란 핵 문제에 이어서 미국의 휘발유재고가 7주째 감소했다는 소식으로 사흘연속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것입니다.

더욱이 오늘 발표된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어제 나온 생산자 물가와 달리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미국의 지표금리인 국채수익률도 5%를 다시 넘어 시장에는 악재였습니다.

그럼에도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무엇보다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됐다는 발표가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환율 급락속 또 최고치 경신

코스피지수 1,437.84p(+10.84p/+0.76%)

코스닥지수 701.85p(-0.99p/-0.14%)

원달러 환율 945.60 (-8원)

국고채 3년물 4.97 (-0.06)

주가가 어제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950선이 어제 무너져 IMF직전인 97년이후에 8년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좀처럼 믿을만한 지지선이 없어서 더 떨어지지 않겠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환율이 이렇게 급히 떨어지는 것은 우선 세계적인 달러약세가 가장 큰 원인인데요.

미국이 금리를 더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값을 더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또 외국인들도 이달들어서만 1조원 가까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서 우리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서, 시장에 달러가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외국인들 같은 경우 달러값이 더 떨어지면 한국시장에서 반대로 환차익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매수세를 거두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수출인데, 특히 중소기업들 이제 물이 목에까지 차서, 달러가 더 떨어지면 곧 머리가 물에 잠기게 된다고 당국의 환율하락을 저지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당국의 개입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악화가 계속될 경우 우리주가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