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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러 패권경쟁 재점화 하나

이창재

입력 : 2006.03.23 16:50

동북아 지역에 분쟁이 생길 경우 주한 미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주한 중국대사가 공개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그 동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말을 아껴오던 중국의 자세로 볼 때 이례적


동북아 지역에 분쟁이 생길 경우 주한 미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주한 중국대사가 공개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그 동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말을 아껴오던 중국의 자세로 볼 때 이례적인 일입니다. 중국이 이처럼 미국의 군사정책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국제 무대에 있어서 미국의 독주와 중국 견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중국의 반발 배경과 미국의 안보전략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주한 중국대사가 언급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배경에는 해외미군재배치 계획이 있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0년 당선 때부터 해외주둔 미군을 유연하게 배치해, 세계 어디에서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을 추진했습니다. 이 계획은 미국 정부가 21세기 새로운 안보환경에 맞추어 추진하는 해외주둔 미군의 전면적인 개편계획으로, 유사시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 신속하게 파견해 전쟁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2001년 9.11 테러로 해외미군재배치 계획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미국의 중국 견제... 대 중국 봉쇄전략

그런데 미국의 이런 전략 목표에는 테러 방지와 국가안보 이외에도 미래의 경쟁자에 대한 견제가 포함돼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주둔 미군의 개편은 중국에 대한 견제와 봉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대 중국 정책에 반영된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의 동쪽에서는 미·일 동맹을 공고히 하고 있고 서쪽으로는 반미 국가였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전쟁을 통해서 미국에 우호적인 정권을 세웠고 세우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이 인도의 핵을 인정함으로써 그 동안 소원했던 양국간의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함으로써 중국을 전방위로 견제하는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변국의 상황이 바뀌자, 중국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중국은 과거 국경분쟁 뿐만 아니라 냉전시대에도 이념적 차이로 냉랭한 관계를 가져왔던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습니다. 중국을 이를 위해서 올해를 러시아의 해로 정했습니다. 마침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22일 중국 방문해 이런 중국의 손짓에 화답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경제발전 지속을 위해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협력하기로 함으로써 세계 제 2위의 석유소비대국인 중국에 큰 걱정거리를 덜어줬습니다.

이와 같은 국제 정세 변화로 동구 공산권의 붕괴 이후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로 돌아가던 국제사회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움츠려 있던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 견제에 나선 것입니다. 따라서 주한 중국대사가 중·러 정상회담 기간 동안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발언한 것은 변화된 국제적 정세를 반영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