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며칠 기승을 부리고는 있지만, 봄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nsp; 저는 회사 일도 일이지만, 큰 딸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나서 마치 ‘엄마도 같이 입학한 것처럼’ 긴장되고 바쁜
꽃샘추위가 며칠 기승을 부리고는 있지만, 봄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저는 회사 일도 일이지만, 큰 딸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나서 마치 ‘엄마도 같이 입학한 것처럼’ 긴장되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투른 초보 학부모가 어느 정도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난주 취재하고 나서 벼르다가 이제야 쓰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얘기입니다.
배우 황정민 씨가 지난해 말 청룡 영화상 시상식에서 ‘감동적인 수상 소감’으로 장안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황정민 씨가 그 며칠 뒤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식에서 밝힌 수상 소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이 때 수상소감은 청룡 영화상 때보다는 의례적이고 밋밋한 편이어서, 별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지나갔습니다만, 저는 황정민 씨가 소감 앞부분에 언급한 ‘김민기’라는 이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황정민 씨는 “건방 떨지 말고 있는 그대로 연기하라는 가르침을 주신 김민기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고 했었습니다.
황정민 씨는 김민기 씨가 이끄는 극단 학전 출신입니다. 지난주, 대학로의 학전 그린 소극장에서 열린 특별한 모임에서 황정민 씨와, 그가 스승으로 생각하는 김민기 씨를 함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1호선’의 3천회 공연을 앞두고 역대 출연배우들이 함께 한 준비 모임 자리였습니다.
‘ 국내 뮤지컬 사상 최장 기간, 최다 횟수 공연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지하철 1호선‘은 김민기 씨가 번안.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원작은 독일 작품이지만, 전혀 버터 냄새가 나지 않도록 각색해 된장 냄새가 진합니다. 독일의 원작자도 한국의 '지하철 1호선'에 반해, '이것은 한국 뮤지컬이다'라고 인정하고, 저작권료 지불 의무를 면제해 줄 정도였다지요.
그동안 이 작품을 거쳐 간 배우들만 150명 가까이 됩니다. 이 중에는앞서 말씀드린 황정민(그는 1995년부터 1996년까지 출연했습니다) 외에도 설경구와 방은진, 조승우, 나윤선, 배해선등 각 분야에서활약하고 있는 스타들이 많습니다. 가히 '배우 사관학교'라고 불릴 만합니다.
준비모임에 참석한 황정민, 방은진 등 역대 출연 배우들은 한결같이 ‘고향에 온 기분’ ‘친정에 큰 잔치가 열려서 온 기분’이라고 했습니다. 배우들 중에는 어린 아기를 데리고 온 엄마도 있었습니다. 정말 ‘친정집 나들이’를 온 기분이었을 겁니다.
3천회 기념 공연의 배역을 배정하고,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김민기씨가 94년 공연팀 손 들어봐, 95년은? 96년은? 이렇게 '출석'을 부르고 배우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드는 진풍경도 벌어졌습니다.
저는 '지하철 1호선'을 99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 봤지만, 이번3천회 공연은정말 다시 볼 수 없는 특별한 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28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3천회 기념공연에는 역대 출연 배우 90여 명이 세 조로 나뉘어, 현재 공연 중인 후배들과 함께 출연합니다. 후배들이 주요 배역들을 맡고 선배들이 ‘깜짝 조연’으로 출연하는 방식입니다. 이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은 너무 많은데 자리는 한정돼 있어, 극단 측은 관객들의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김민기 씨는 4천회, 5천회 공연은 바라지 않는다고 했지만, 관객들이 오는 한 공연은 계속 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지하철 1호선'이 얼마나 운행을 이어갈까요?
분명한 것은 김민기 씨가 말한 대로, '지하철 1호선'은 어느 도시에나 있는 '밑바닥 인생' 혹은 '서민'들의 생활을 그린 것이며, 암울하고 괴로운 일상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는 것입니다. 그늘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지하철 1호선'의 힘은 시간이 흘러도 유효할 겁니다. '지하철 1호선'이 해외공연에서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겠지요.
‘지하철 1호선’의 3천회 안전 운행을
취재 기자로서, 그리고 뮤지컬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합니다. 또 뵙겠습니다.
**김민기 씨의 인터뷰 내용은 제 블로그에 정리해 올릴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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