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집중] 연쇄성폭행, 뒷북 치는 과학수사

최희진

입력 : 2006.03.04 19:56|수정 : 2006.03.04 19:56

하루 100여 건 의뢰에 감정인원 20명 불과 '역부족

동영상

<8뉴스>

<앵커>

지난 해 서울 마포 일대를 중심으로 발생한 연쇄성폭행 사건이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못 찾고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감식이 늦어졌기 때문인데 고질적인 문제여서 대책이 필요합니다.

최희진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해부터 올해 초까지 마포와 서대문, 용산, 남대문 등에서 발생한 12건의 연쇄 성폭행 사건.

수사본부를 차린 지 한 달이 넘도록 용의자 조차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폭행은 지난 해 7월부터 9월 사이 두 달간 8건이 4개 경찰서 관내에서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이 연쇄 성폭행이 동일범 소행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지난 해 10월 초, 범행 간격이 뜸해진 뒤였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사건 발생 석 달이 지나서야 DNA 감정 결과를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서로부터 의뢰받은 DNA를 국과수에서 감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7일.

국과수 내규에는 감정기일이 2주일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지난 해 국과수가 의뢰받은 DNA분석 건수는 모두 3만 천 7백여 건, 하루에 100건 가까운 수치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과수의 DNA 감정인원은 20여 명에 불과합니다.

[국과수 유전자분석실 직원 : 같은 업무를 하는 일본의 경우 500명, 대만은 180명, 우리 연구소 같은 경우는 27명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일선에서 시간을 다투는 형사들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강력팀 형사 : 유전자 감식 결과를 기다리다 신병확보가 어려워서 범인을 일단 놓아주는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고요.]

[김철남 경장/은평경찰서 강력1팀 : 숨바꼭질을 한 번 더 해야하고..숨바꼭질만 하면 다행인데, 재범의 우려가 높다는 거죠, 숨어있는 기간동안..]

연쇄 성폭행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과수의 감식 능력을 높이고 결과를 일선 경찰서에 최대한 일찍 통보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