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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양평역 기찻길 아래 주차장 공터에서는 매달 3일과 8일로 끝나는 날이면 양평 오일장이 열립니다.
경기도 일대에서는 50여 년 전통의 유서 깊은 장으로 알려져, 지금도 150여 명의 도부꾼들이 모이고 좌판에는 없는 게 없는데요.
특히, 양평장에는 인근 용문산에서 캐온 산나물과 집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가 유명합니다.
[유정목/경기도 양평읍 양근2리 : 산도 깊고, 물도 맑고, 공기가 깨끗한 좋은 데서 나오니까 좋지 않겠어요?]
채소전에는 이른 봄에 먹으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씀바귀 뿌리'와 달래를 1년 더 키운 '은달래',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식욕을 자극하는 '냉이'와 '달래' 등 향긋한 봄나물들로 가득합니다.
모두 한 소쿠리에 2천 원입니다.
장사 이력이 묻어나는 손대중으로 상인이 좌판에 올려놓은 시금치는 지난 가을에 심어 새 봄에 나온 해 묵은 것으로 질감이 부드럽고, 역시 2천원이면 한 봉지 가득입니다.
양평장의 명물, 이 시장의 터줏대감인 아흔여섯 살의 김옥단 할머니.
산에서 직접 캐거나, 집에서 손질한 나물들을 내다 판 지 올해로 66년째입니다.
[김옥단(96세)/나물 장사 : 여기서 장사를 한 게 66년이야. 산에서 (직접) 캐온 거라서 이게 제일 맛있는 거야.]
이제는 물건 값도 가끔 엉터리로 계산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장에 나오는 게 오히려 건강비결이라는 촌로에게 장터는 보약 같은 존재입니다.
[김옥단(96세)/나물 장사 : 줄곧 나와야지. 내가 66년을 여길(오일장) 와. 몇 년을 할 지 알아? 내가 내 명대로 하는 거지. 그렇지 않아?]
강원도에서 가져왔다는 자연산 산더덕은 한 접시에 5천원에서 1만 원 정도입니다.
손수 손질하는 상인의 정성스런 한나절을 생각하면 이렇게 값을 매기는 것조차 그저 부족한 듯합니다.
요즘에는 지난 가을부터 처마에 매달아 겨우내 말려둔 시래기가 인기 품목입니다.
이 촌부는 직접 농사지은 깨로 기름을 짜서 55년째 팔고 있습니다.
들기름은 7천 원, 참기름은 1만 2천 원으로 값이 싼 것은 아닙니다.
[수입 깨는 싸잖아. 우리 깨는 비싸니까 (기름 값도) 비쌀 수밖에. 가져가도 맛있으니까 손님도 먹던 사람이 온다.]
고소한 냄새가 코끝에 와 닿는 즉석에서 구운 바삭바삭한 김, 볶아 먹으면 맛좋은 미역줄기와 서해에서 가져온 홍합, 그리고 속초산 물미역도 장터 한 켠을 채우고 있습니다.
배가 출출해질 오후 4시 무렵 부부가 하는 옛날식 도넛 좌판에는 어김없이 손님이 모여 듭니다.
[추의숙/경기도 양평읍 세월리 : 며느리도 같이 나오려고 했는데 오늘은 없어가지고, 가족이 나와요. 항상 오일이면 나와요. 그래서 여기가 단골집이야.]
아동복 좌판에는 새 학기를 맞아 옷을 사러 온 엄마와 아이가 눈에 띕니다.
고추장 한 숟가락을 넣고 슥슥 비벼먹는 2천 원짜리 보리 비빔밥은 장터 구경 끝에 허기를 채워주는 시골 오일장의 백미입니다.
[민장규/양평시장번영회 사무장 : 산 좋고 물 맑은 용문산 관광을 하고서 양평역에서 우리 농산물을 사갈 수 있도록 365일 판매장을 운영할 계획. 오일장은 오일장대로 쾌적하게 만들어 전국에서 손색이 없는 재래시장을 만들겠다.]
친환경농업의 메카, 양평에 자리한 양평 오일장.
지역 특성을 활용해 새롭게 장터를 꾸려가는 상인들의 노력은 존폐기로에 선 시골 장을 지탱해가는 주춧돌이 되어, 푸근한 인정이 살아있는 오늘의 양평장 모습을 변함없이 지켜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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