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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송아지는 어미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걷기 시작합니다.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걷기는커녕 몸을 뒤척이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소보다 못한 동물은 아닙니다.
긴 성장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동물일 수 없는 인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몸이 자라고 온전해진다고 해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도, 정신도 아울러 자라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성숙'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유치한 존재로 머물러 있지 않고 성숙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성숙의 지표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성숙은 이제까지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되고, 이제까지 들리지 않던 것을 듣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한다면 보이는 것에 가려 보이지 않던 것을 꿰뚫어 볼 수 있고, 들리는 요란한 소리 속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마저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들리는 소리,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여기는 것은 아직 어리고 유치한 일입니다.
하물며 나와 다른 소리나 모습은 아예 없어져야 하는 것인데 있다고 여긴다거나, 더 나아가 들리고 보이는 현실조차 귀를 막고 눈을 감아 버린다면 그것은 유치하기보다 아예 성장장애에 걸린 질병이라고 해도 좋을지 모릅니다.
우리의 정치나 경제가, 교육이나 문화가 그리고 우리 개개인의 일상적인 삶이 혹 이렇게 유치하게 펼쳐지고 있지는 않은지요.
성장장애의 질병에 걸린 징후는 보이지 않는지요.
우리는 송아지보다는 분명히 나아야 합니다.
인간이니까요.
(정진홍 한림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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