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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혁' 핵심 방안, 잇따라 후퇴 조짐

입력 : 2006.02.02 09:05

정치권·여론에 밀려 개혁조치 유명무실 우려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중장기 조세개혁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조세개혁 방안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 정치일정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입김에 밀려 더욱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세제개혁의 핵심적 사안들이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에서 잇따라 빠져나가고 있다.

정부는 ▲공평과세에 필요한 주식양도차익 과세와 소득세 포괄주의 도입에 대해 검토하지 않는다고 이미 천명했고 ▲자영업자의 탈루를 막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간이과세 폐지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으며 ▲근로소득세 과세자비율 상향조정과 소득공제의 합리화도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쉽지 않은 분위기다.

정부는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 위해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했으나 최근에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검토대상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여유자금이 풍부한 부유층이라는 점에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 침체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보완장치를 마련한 뒤 과세를 해야지, 검토대상에서 아예 배제하는 것은 형평과세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역시 부부의 이자.배당소득을 합산한 뒤 종합과세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 지난 2002년 이후 사실상 종합과세 기준이 4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상승,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따라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은 2천만원으로 인하돼야 겨우 원래 수준을 회복하는 것인데, 어느정도 하향 조정이 이뤄질지 불투명한 분위기다.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을 위해서는 폐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는 간이과세제도 역시 여당의 정치적 부담 때문에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 조세전문가는 "간이과세제도를 없애지 않으면 근로소득보전세제(EITC)를 제대로 시행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정치권의 반발 등으로 인해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소득과 부유층의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세부담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은 근로소득세 개선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50%인 근로소득세 과세자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70∼8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형평에 맞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공제제도는 손질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자영업자에 비해 소득이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이유로 선거 때만 되면 근로자들의 면세점을 인상해왔으며 이는 근로자의 절반가량이 세금을 내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소수인원 가구 추가공제에 대한 여론의 흐름에서 드러났듯이 근로자 과세자 비율을 높이면 "자영업자와 부자들은 손을 못대고 근로자들에게만 세금을 강화하는 것이냐"는 반발이 거세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