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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빠리 4-프랑스

김문환

입력 : 2006.01.17 13:00

지중해 문명기 5권BR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BR(At of Mosaic and G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BR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nsp; 5.프랑스 &nsp; 1)프랑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5.프랑스

 

1)프랑스(France)

2,3,4,5,6,7)빠리(Paris) 루브르(Louvre)--오늘 이야기

8,9,10) 셍제르망 앙 레(Saint Germain en Laye)

11)리용(Lyon)

12,13,14,15)비엔느(Vienne)

16)오랑쥬(Orange)

17)베종라 로멘느(Vaison La Romaine)

18,19)님므(Nimes)


◆ 1. 빠리 루브르(Louvre) 4--안타키아 4--아마조네스의 전투

 

미남자 파리스. 파리스의 사랑이 가져온 무서운 결과 [트로이 전쟁]에 대한 상념에 젖다 발길을 오른쪽으로 돌린다. 콘스탄티누스 빌라 모자이크와 통하는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그러니까 '파리스의 심판' 오른쪽에 그리스 신화를 들려주는 또 다른 모자이크가 기다린다. '파리스의 심판'이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라면 이번에는 전쟁이 터진 뒤의 상황을 그린 모자이크다. 전쟁터의 함성이 울려 퍼진다. 그런데 함성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여느 전장(戰場)과 다르다. 전쟁이라면 남자들의 싸움으로 각인돼 있는 게 사실. 남자들이 힘과 작전을 겨룰 뿐 여성이 끼어들 여지가 극히 적다. 주먹밥 만들어 날라 주거나 투석전에 쓸 돌나르기 정도. 미인계(美人計)? 잔다르크 같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싸움의 결과 승자의 노리개로 전락하거나 전리품이 되는 게 일상적인 전쟁터 모습이다.

 

아마조네스의 전투--직사각형의 기다란 작품에는 2장면이 등장한다. 왼쪽으로 그리스군과 아마존이 말을 타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다. 갑옷과 투구에 방패까지 들어 완전 무장한 그리스 병사가 도끼를 든 아마존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넘어트리려는 순간을 그렸다. 그림의 오른쪽은 그리스군이 아마존에 패하는 장면인데... 중간 부분이 너무 많이 훼손돼 전체 모습을 보기 어렵다. 단 피를 흘리며 잘려 있는 그리스군의 얼굴이 끔찍한 살육전이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카 401 ⓒ김문환

 

그런데, 그리스 신화를 묘사한 이 전쟁 모자이크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울려 퍼지는 함성에 남자는 물론 여성들 목소리도 섞여 있다. 억센 남자 전투원들 손아귀를 피해 도망다니며 지르는 비명소리가 아니다. 기합을 넣어 힘차게 무기를 휘두르며 적을 공격하는 전쟁 주체의 목소리다. 도끼를 들고 상대를 공격하는 용감무쌍한 여인네들이 등장하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이런 여인을 아마존(Amazon)이라고 부른다. 아마조네스(Amazones)는 복수형. 아마조네스의 전투 장면을 담은 모자이크는 흔치 않아 탐방객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더욱 놀라운 것은 치열한 전투 장면. 알렉산더와 다리우스의 이수스 전투를 비롯해 고대 전투장면을 묘사한 모자이크가 더러 있지만, 아마존이 등장하는 이 모자이크 처럼 잔인한 장면을 그리지는 않았다. 직사각형으로 만든 작품은 2장면으로 나뉜다. 왼쪽으로 그림의 중심장면은 그리스 병사와 아마존이 말을 타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것. 그리스 병사가 아마존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넘어뜨리려는 순간을 그렸다. 그리스 병사는 갑옷과 투구에 방패까지 들어 완전 무장. 반면, 아마존은 얼핏 속옷처럼 보이는 가벼운 차림이어서 전투 복장으로 보기 어렵다. 여성임을 강조하려다 생긴 결과로 보인다. 물론 도끼를 들고 살기를 번뜩이지만... 아마존은 애석하게도 그리스 병사에 제압당한 모습이다.
 

아마조네스의 전투--아마존은 전쟁의 신 아레스와 요정 하모니아 사이에서 태어난 후손이다. 흑해 연안 어딘가, 즉 트라키아 북부나, 코카서스 산맥 어디쯤, 혹은 스키타이족과의 경계지에 살았다고 전해진다.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내다 버리거나 불구로 만들어 노예로 삼았고, 여자아이만 길러 여인천국을 이뤘다. 필요할 경우에만 이방인 남자를 받아 종족을 보존할 수는 있었다. 루브르. ⓒ김문환

 

전체 그림에서 오른쪽을 구성하는 장면은 정 반대의 전투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병사가 아마존에 패하는 순간을 그렸다는 것. 중간 부분이 너무 많이 훼손돼 확인은 어렵지만, 아마존의 승리를 점쳐 볼 수 있는 증거는 무엇일까? 땅바닥에 피흘리며 잘려 있는 그리스 병사의 얼굴이다. 잘린 머리 위로 말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다. 말 위에 탄 병사가 아마존이라면 결론은 쉬운데, 이 부분이 훼손돼 알 길이 없다. 단지, 그리스 병사가 죽었으므로 전쟁 상대인 아마존이 말에 타고 휘두른 도끼날에 그리스 병사가 저승길로 간 끔찍한 살육전(殺戮戰)을 그린 것으로 추측할 수 밖에... 이 모자이크 역시 터키 안타키아 다프네 유적지에서 발굴됐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마존에 대해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아마존은 그리스 문명권에서는 머나먼 땅, 흑해나 동유럽의 도나우강 연안, 또는 아시아 대륙 아나톨리아의 카프카즈 산맥 언저리에 살았다고 전한다. 전쟁의 신 아레스(Ares,마르스)와 요정 하모니아(Harmonia)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를 닮아 싸움을 좋아하는 호전적인 여성으로 자손을 번성시켰다. 궁금한 점은 여자들로만 나라를 구성했다는 것. 여자들만 있으면 아이를 낳을 수 없는데... 희대의 사기극으로 또는 조작된 애국주의에서 파생된 유사(類似) 파시즘(Fascism) 체제(최장집 교수 표현)의 한 증상(症狀)으로 묘사되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가 존재한다면 가능할까?

 

아마존과 그리스군. 아마조네스는 전투를 편하게 치르기 위해 한쪽 가슴을 잘랐다. 아마존이라는 말도 '젖가슴이 없는 여인'이라는 뜻이다. 루브르 ⓒ김문환

 

아마존의 전설이나 황우석 교수나 진실 여부와 관계없는 신화(神話)로 보이지만, 격이 다르다. 아마존 신화는 호기심 자극하며 읽을 거리를 제공하지만, 황우석 신화는 진실과 정의가 배제된 가운데 극단적인 애국주의만 강조하면 모든 것이 허용되는 파시즘 체제, 즉 일본 군국주의나 나찌, 무솔리니 파시즘의 집단적인 광기를 우리 사회에 떠올려 주기 때문이다. 국가 발전을 위해 범죄도 용서할 것 용서하고 기회를 주자는 주장대로라면 일제시대가 끝난 뒤 새로운 국가 발전을 위해 독립군 때려 잡던 악질적인 친일파를 권력의 핵심에 다시 앉혀 놓자는 주장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정의와 진실을 짓밟아도 기술만 있어 외형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용서받고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사회가 과연 온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까?

 

당황하는 아마조네스--여기서도 옷으로 한쪽 가슴만 가린 모습이 잘 드러난다. 양날 도끼와 방패가 전투중 떨어져 있다. 루브르. ⓒ김문환

 

아무튼 아마존 나라는 필요할 경우 다른 나라나 지나는 이방인 남자를 데려다 아마존과 합방하는 방식을 취했다. 여기서 여자아이를 낳으면 키운다. 남자아이면? 불구로 만들어 노예로 삼거나 외국에 내다 팔았다. 그러니 여자들이 중심되는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인류사회에서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 여성들이 인격적인 학대를 받으며 반인간적인 삶을 이어 가는데, 아마존은 그 정반대의 사회구조를 가졌던 것이다. 여자이기 때문에 살아남은 아마존은 자라면서 한쪽 유방을 잘라냈다. 활을 쏘고 창이나 칼을 쓰는데 불편한 점을 없애기 위해서다. 잔인한 전사라는 생각도 들지만, 남자랑 전투를 치르며 생존을 지켜야 하는 운명이다 보니 이해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마존이라는 말도 [한쪽 가슴이 없는 여인]이라는 뜻이란다.

 

모자이크에 등장하는 그리스군과 아마존의 전투 장면은 어느 전쟁을 그린 것일까? [파리스의 심판]에 이어 터진 '트로이 전쟁'? 가능성은 높다. 트로이 전쟁에 아마존이 참여했다고 [일리아드]등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트로이 전쟁 때 아마존은 아카이아(그리스) 연합군의 반대편에 서 트로이 연합군의 일원으로 싸웠다. 트로이 전쟁에서 아마존 여왕 펜테질리아는 그리스 연합군 최고의 용장 아킬레스와 한판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아킬레스는 펜테질리아를 죽이던 순간 그녀의 눈길과 마주치면서 아름다운 미모에 반한다. 그리고, 펜테질리아를 죽인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는데...

 

머리 잘린 전사--피흘리며 죽은 그리스 병사. 루브르. ⓒ김문환

 

그리스 신화에서는 트로이 전쟁 외에도 그리스인들이 아마존과 싸우는 대목이 자주 등장한다. 무엇보다 헤라클레스와 관련된다. 헤라클레스가 미쳐서 가족을 죽인 뒤 속죄하기 위해 떠맡은 10가지 과제 가운데 하나가 아마존 여왕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쟁이 터졌고, 헤라클레스가 히폴리테를 죽이지만, 이때 동반 출정한 테세우스는 아마존 안티오페의 미모에 반해 그녀를 납치해 아내로 삼는다. 아마존들은 복수를 위해 아테네를 공격했고, 테세우스는 아테네인들을 잘 결속시켜 이들의 침략을 물리쳤다. 이 밖에 벨레로폰테스도 아마존과 전쟁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