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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빠리 1-프랑스

김문환

입력 : 2006.01.11 09:34

지중해 문명기 5권BR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BR(At of Mosaic and G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BR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nsp; 5.프랑스 &nsp; 1)프랑스(Fance) 2,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5.프랑스

 

1)프랑스(France)

2,3,4,5,6,7)빠리(Paris) 루브르(Louvre)--오늘 이야기

8,9,10) 셍제르망 앙 레(Saint Germain en Laye)

11)리용(Lyon)

12,13,14,15)비엔느(Vienne)

16)오랑쥬(Orange)

17)베종라 로멘느(Vaison La Romaine)

18,19)님므(Nimes)


◆ 1. 빠리 루브르(Louvre) 1--안타키아 1--콘스탄티누스 빌라

 

세계의 유물의 보고(寶庫) 루브르(Louvre). 런던의 브리티쉬 뮤지엄(British Museum)과 함께 전 세계 최고(最古와 最高)의 유물들을 한데 모아놓은 역사탐방 장소다. 물론 이말은 루브르나 브리티시 뮤지엄 입장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왜일까? 오리엔트와 북아프리카 오지의 여러 유적지를 고생하며 다녀 봐야 헛고생인 경우가 많다. 황량한 유적지 앞에 휑한 모래바람만 썰렁할 뿐 유물이 없다. 으르렁 거리며 달려드는 동네 개나 만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19c와 20c 제국주의 시대 식민 종주국 발굴팀이 유물을 모국의 박물관으로 싹쓸이해 갔기 때문이다. 루브르나 브리티쉬 뮤지엄이란 게 결국 식민제국주의 산물이란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세계 고고학 유물의 보고 루브르 박물관 전경. 뛸르리 정원 입구 까루젤 개선문에서 바라본 루브르 전경이다. 가운데 유리 피라미드가 박물관 입구다. 관광객이 몰릴 때는 비를 맞으며 몇 십 분씩 서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다. 유리 피라미드를 통해 안으로 들어간 뒤 입장권을 구입한다. 박물관이 파업할 때는 직원들이 멀뚱히 보고만 있어 돈 안내고 입장이 가능하기도 하고. 루브르의 구조는 유리 피라미드를 3면에서 감싼다. 유리 피라미드 정면은 설리(Sully)관, 왼쪽은 리슐리외(Richelieu)관, 오른쪽은 드농(Denon)관이다. 빠리 ⓒ김문환

 

이렇게 각지에서 유물을 모아온 제국주의 심장부의 박물관. B.C 6천년전부터 시작되는 인류 문명사 초기 단계부터 지중해 주변 각지의 주요 유적지에서 명멸했던 문명권의 유물은 이 박물관들에 대부분 아니면 조금이라도 전시돼 있다. 특히, 루브르나 브리티시 뮤지엄만 찬찬히 둘러봐도 인류문명사의 흐름이 한눈에 쉽게 들어온다. 모자이크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북아프리카나 터키등지의 그리스 로마 유적에서 출토한 작품을 제법 모아 놨다. 루브르의 경우 특히 터키의 안타키아(다프네) 유적지와 알제리에서 가져온 모자이크가 압도적으로 빼어난 작품성을 선보이며 박물관의 위용을 뽐낸다.

 

콘스탄티누스 빌라 분수 모자이크 전경. 모자이크가 너무 커 드넓은 전체의 윤곽을 잡기 힘들다. 가운데 텅빈 자리가 원래 콘스탄티누스 빌라 바닥을 장식했던 분수 자리다. 주변으로 모자이크가 원형대로 복원 설치돼 있다. 모자이크 네 귀퉁이는 계절의 여신. 그 사이로 4면에 사냥 장면. 그 밖으로 계절의 여신 얼굴과 기타 장원 빌라에서의 생활 장면이 담겨 있다. 모자이크 주변에는 터키등 오리엔트 각지에서 가져온 그리스 로마시대 건축물 잔해와 조각상이 전시돼 있다. 루브르 ⓒ김문환

 

루브르 박물관에서 오른쪽 건물 드농(Denon)관의 로마시대 조각 전시실을 관람한 뒤 에트루리아 전시실을 훑으며 빠져나오면 실내라고 보기 어려운 드넓은 전시 공간이 펼쳐진다. 관람객이 땅바닥을 보고 다니는 것이 아니므로 눈에 먼저 들어오는 장면은 사방 벽쪽에 설치한 오리엔트 각지 그리스 로마 신전등에서 가져온 건물 잔해와 조각품. 이 역시 규모가 커 눈에 확 띈다. 그러나, 눈을 아래로 내려 바닥을 들여다 보면 전혀 새로운 작품이 바닥을 꽉 채우는 느낌을 받는다. 바닥 모자이크인데... 터키 남부 안타키아(다프네) 유적지 콘스탄티누스 빌라(Constantinus Villa)에서 걷어 온 4c의 모자이크가 전시실 바닥을 뒤덮는다. 당시 빌라의 정원을 장식하던 모자이크인데 그 규모에 압도당한다.

 

사냥 1. 말을 달리며 창을 던져 사자를 잡는 모습을 그렸다. 같은 시기 고구려 벽화 속의 사냥장면을 보는 듯 하다. 루브르 ⓒ김문환

사냥 2. 2명이 말을 탈고 창으로 호랑이를 공격한다. 루브르 ⓒ김문환

 

루브르 박물관을 빛내주는 가장 큰 모자이크 작품인 콘스탄티누스 빌라 분수 모자이크의 한 가운데는 정 8각형으로 텅 비어 있다. 이 곳에는 모자이크가 없다. 발굴과정에 소실된 것일까? 아니다. 루브르 전시실에서 뿐 아니라 다프네의 원래 로마시대 빌라에도 이 자리에 모자이크가 없다. 대신 분수가 자리한다. 로마시대 교외의 대형 빌라(Villa)나 시내 저택 도무스(Domus)에는 분수(Fontana)를 설치해 화려함과 장엄함을 돋보이게 치장하는 것이 관례였다. 당시 물은 식수나 생활용수로 인간의 생존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었다. 숲속의 샘은 숭배의 대상이었고, 이를 상징해 집안에 분수를 만들기 시작했다. 분수가 갖는 사회문화적 의미다. 콘스탄티누스 빌라 모자이크는 분수를 중심으로 바로 옆에 사냥장면을 묘사했다.

 

사냥 3.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다이애나)가 활을 쏘고, 그 뒤에 나체의 남자가 창을 들고 뒤쫓는다. 아르테미스는 요즘 여성들 잠옷 비슷한 옷을 입었다. 루브르. ⓒ김문환

사냥 4. 건장한 체격의 남자 사냥꾼. 가죽 끈으로 된 사냥 장화를 신고, 망토를 걸쳤지만, 앞모습은 나체다. 루브르. ⓒ김문환

 

사냥은 로마시대 귀족들의 중요한 취미생활 가운데 하나였다. 숲으로 나가 짐승을 잡으며 용맹을 과시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사냥할 때 꼭 치르는 행사가 있었는데, 바로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에 바치는 희생의식이다. 우리도 숲에서 무슨 행사를 치를 때 산신령에게 술을 따르며 예를 올린다. 로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심메마니들이 산신령에게 고사를 지내고 산삼을 캐듯이, 사냥꾼은 사냥을 관장하는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공물을 바치며 예를 다했다. 공물은 사냥에서 잡은 토끼를 올리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여기 그림에서도 그렇지만,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피아짜 아르메리나 모자이크에도 아르테미스 여신에 바치는 희생제에 토끼를 헌상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희생의식 전경.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의식을 치르는 장면. 죽은 토끼를 아르테미스에게 공양물로 바친다. 가운데 제단 위에 아르테미스 동상, 오른쪽에 창을 든 사냥꾼들이 보인다. 아르테미스의 옷차림이 앞서 활을 들고 공격하는 모습과 같다. 루브르 ⓒ김문환

공양물을 든 사냥꾼--토끼를 잡아 아르테미스에게 바치는 장면. 루브르 ⓒ김문환

 

콘스탄티누스 빌라 분수 모자이크에서 눈에 띄는 그림이 여럿이지만, 이 가운데, 크티시스(KTICIC)와 디나미스(DYNAMIC)를 지나칠 수 없다. 크티시스는 키프러스의 쿠리온 유적지 모자이크에서도 봤던 작품이다. 헬레니즘 모자이크에서는 무생물을 사람의 형상으로 표현하는 의인화(Persnification)가 주요한 특징이다. 예를 들어 [집안의 건립]을 상징하는 크티시스에 인성(人性)을 넣어 아름답고 정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영혼을 가진 정령(精靈, Spirit)으로 본 것이다.

 

크티시스--집안의 건축, 설립, 창조를 의인화한 크티시스. 앞서 키프러스 쿠리온 유적지에서도 크티시스 모자이크를 살펴본 기억을 되살리면 그리스 로마인들이 집안을 지켜주는 수호신 즉, 집안을 건축하고 복을 주는 정령의 개념을 갖고 살았음을 보여 준다. 우리네 터줏대감 비슷하다. 루브르 ⓒ김문환

 

이런 정령의 개념은 우리네 전통에서 터줏대감이나 기타 서낭같은 토템(Totem)사상과도 맥이 닿는다. 하지만, 우리와 달랐던 것은 한국 전통에서 터줏대감이나 정령은 존재하지만, 무형적으로 정신세계에서만 그려질 뿐 그 실체적인 모습을 만들지는 않았다(산신령등은 예외). 마치 이슬람교에서 알라라는 신을 신봉하지만 그 상(像)을 만들지 않은 것과 같다. 그리스에서는 달라 추상명사에 영혼을 집어넣고, 구체적인 형상까지 부여했다. 그 형상은 주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다. [힘, 권력]을 상징하는 디나미스도 마찬가지. 우리도 힘이나 권력의 단어가 있지만, 이를 여인의 모습으로 형상화 하지는 않았다.

 

디나미스--힘, 권력을 의인화한 디나미스. 집안의 번영과 권세가 무궁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힘과 권력은 통상적인 개념으로 남성적인 의미가 강한데 그리스인들은 이럴 때도 여성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로마시대지만 안타키아가 헬레니즘 전통을 이은 그리스 문화권 도시여서 그리스어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루브르 ⓒ김문환

 

그리스 로마식의 인식 방법을 우리 일상 생황에 한 번 도입해 보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이란 예감이 든다. 개업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축(祝) 발전(發展)]. 승진할 때 난(蘭) 화분에 자주 쓰는 [축(祝) 영전(榮轉)]. 봉투에 작은 성의를 담아 [축, 발전], 아름다운 꽃 화분에 [축, 영전]이라고 밋밋하게 글자만 넣는게 우리네 풍습이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로마시대 처럼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을 같이 그린다면, 글쎄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분명한 것은 좋다는 것과 장난스럽다는 두 가지로 반응이 나뉠 것이란 점.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 로마인들이 오늘날 우리보다 더 예술적인 감각을 갖고 운치있게 언어생활을 하며 주변 사물을 관찰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