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폭설 속에 실종됐던 한인 고교생이 기지를 발휘, 눈 속에 굴을 만들어 추위를 이겨내고 눈으로 허기와 갈증을 달래면서 22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로스앤젤레스 크레센타밸리 고등학교 11학년에 재학중인 제시 안(16·한국명 안한준)군.
안
군의 극적인 생환 소식은 사고 발생 지역인 유타주의 언론에 먼저 보도된 데 이어 5일에는 CBS방송이 아침 토크쇼인 '얼리 쇼(Early show)'에서 상세히 다루며 미 전역에 알려지게 됐다.
가족 및 사촌들과 신년 연휴를 스키장에서 보내기로 하고 구랍 31일 유타주 샌디에 있는 스노버드
스키장을 찾았던 안군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1시께 해발 3천352m의 산 정상 부근에서 스노보드를 타던
중 길을 잃었다.
슬로프를 내려온 사촌들과 함께 안 군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오후
4시께 결국 실종 신고를 냈고 솔트레이크시티카운티 셰리프국은 100여명의 구조대원과 헬리콥터를 동원해 안
군을 찾아나섰지만 눈보라가 몰아치고 산사태까지 예보되는 악천후속에 날까지 어두워져 자정께 수색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죽음이 엄습해오는 극한 상황에서 안군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영화에서 봤던 대로 눈속에 굴을 만든 안군은 큰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됐고 눈을 먹어 허기와 갈증을 피하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실종 22시간
만인 2일 오전 11시께 헬기는 안전한 곳에 대피한 채 손을 흔들고 있는 안군을 발견, 구조해 가족에 인계했다.
안군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부모님이 먼저 떠올랐고 꼭 살아 돌아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또다시 스노보드를 타겠느냐는 질문엔 "아마도 조만간 친구들과 스노보드를 타러갈 것"이라고 답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