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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인 대책과 폭설만큼 미울 정치권

정명원

입력 : 2005.12.26 09:31

잇따른 폭설로 호남과 충청, 제주에 피해가 막심합니다. 여야 차기 대권주자를 비롯해 각 당 지도부들도 연일 폭설피해지역을 위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긴급복구나 이재민 지원금으로 쓸 돈은 당장 없고, 이 문제를 다뤄야할


잇따른 폭설로 호남과 충청, 제주에 피해가 막심합니다.

여야 차기 대권주자를 비롯해 각 당 지도부들도 연일 폭설피해지역을 '위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긴급복구나 이재민 지원금으로 쓸 돈은 당장 없고, 이 문제를 다뤄야할 국회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정부가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해에 쓰는 목적 예비비라는 예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심의를 하면서 이 예산이 6천 4백억원이나 삭감됐습니다.

야당이 선심성 추경예산이라고 지적하자 연말이 다가오고 하니 더 이상자연재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정부가 3천 4백억원을 깎아서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했고 국회가 이를 심의하면서 3천억원을 더 깎았던 것입니다.

이때문에 현재 이재민 지원을 할 수 있는 돈이 10억원 정도 밖에 안 됩니다.

폭설피해액이 지금까지 집계된 것만 3천 6백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한 돈이죠.

다른 예산을 끌어오지 않는 한 지원금을 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연말이라서 다른 예산을 끌어오기도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입니다.

국회 계속 파행되면서 새해 예산안 처리도 안 되고 있어서 올해를 넘겨도 당장 지원할 돈을 집행할 수 없습니다.

지난 주 한나라당을 제외한 채 국회 상임위가 열리긴 했지만, 제대로 운영이 안 돼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려 해도 올해까지 적용되는 법으로는 현재 피해액은 기준에 모자랍니다.

특별재난지역이 되면 지원금이 20~30% 정도 더 나오게 되죠.

폭설피해 지자체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이 마저도 국회를 통과해야합니다. 복구나 지원에 쓰는 특별교부금도 새해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집행이 어렵습니다.

일정상으로만 보면 이미 늦은 겁니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도 국회를 통과한 뒤 한 달 가까이 시간이 지나야 돈이 집행되기때문이죠.

이런 사정을 알게된다면 이재민들은 하늘 만큼이나 정치권도 원망스러울것입니다.

지금 정치권이 해야할 일은 폭설현장에서 사진찍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할 일이라도 제대로 해 이재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