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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파포스 7-키프러스

김문환

입력 : 2005.12.17 16:10

지중해 문명기 5권BR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BR(At of Mosaic and G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BR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nsp; 3.키프러스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3.키프러스

 

1)키프러스

2)니코지아(Nicosia)

3,4,5,6,7,8,9,10...15)파포스(Paphos)--오늘 이야기

16)쿠리온(Curion)

17)아마투스(Amathus)

18)쿠클리아(Kouklia)

 

9)파포스(Pafos) 7

◆1. 디오니소스의 집 3- 나르시소스의 방

입구에서 스킬라를 본 뒤 한 발짝 발걸음을 옮기면 바로 옆에 '나르시소스(Narcissus)의 방'이 나타난다. 괴물에서 미남자로 만남의 대상이 바뀐다. 나르시소스는 누구인가? 우물에 비친 자신의 잘생긴 용모에 반해버린 남자. 어이없는 사랑의 주인공. 나르시소스의 슬픔에 잠긴 모습이 구슬프게 전해지는 모자이크는 글쎄, 현대판으로 버전을 업그레이드 하면 왕자병인가...

 

나르시소스는 케피소스강의 신과 요정 리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났다. 빼어난 용모를 가진 어엿한 청년으로 자란 것까지는 좋은데... 16살이 될 무렵. 수려한 외모에 수많은 청춘남녀가 빠져들어 사랑을 고백해 왔다. 요정 에코(Echo)도 그중 한 명이다. 숲속에 사냥 온 나르시소스를 본 뒤 반해버린 에코. 그에게 속내를 드러냈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휩싸인 에코는 그 뒤로 다시는 숲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숲에서 나날이 여위어 마침내 공기가 돼버렸다. 목소리만 남았는데... 누가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Echo)로 울려 퍼진다. 오늘날까지 전 세계 산과 계곡에서... 산에 올라 "야호!"하고 소리 지른 뒤 되돌아 오는 메아리는 이런 사랑의 슬픔이 묻어있는 것이니 만큼 조금은 경건한 마음을 가져도 좋다.

 

나르시소스--나르시소스가 수심에 잠겨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바닥에 나르시소스의 얼굴이 보인다. 특별히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모자이크는 발굴당시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고고학자들이 주변에서 조각을 찾아 다시 퍼즐 끼우듯 맞춘 탓에 좀 일그러졌다. 거기다 새똥이 나르시소스의 얼굴 주위를 뒤덮고 있다. 파포스. ⓒ김문환

 

에코처럼 극단적으로 자신의 희생을 택한 경우도 있지만, 사랑을 거절당한 대부분의 요정들은 복수의 마음을 품었다. 나르시소스를 벌해 달라고 하늘에 요청했다. 원래 나르시소스가 태어날 때 점쟁이 티레시아스는 나르시소스가 자기 모습을 보면 오래 살지 못한다고 예언했다. 요즘처럼 거울이 흔한 시절이 아니었으니 그럭저럭 제 모습을 보지 않고 살수 있었는데... 요정들의 복수 요청이 하늘을 움직인 뒤 사정이 달라졌다. 하루는 나르시소스가 사냥도중 갈증을 느껴 목을 축이려 숲속 샘으로 갔다.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우연히 들여다 본 나르시소스. 그만 물속의 아름다운 자기 얼굴과 헤어질 것이 두려워 일어서지 못했다. 나르시소스는 그렇게 물가에서 죽고 말았다. 그 자리에 꽃이 피어났는데, 물가에 핀 선녀. 수선화(水仙花).

 

나르시소스 상반신. 물속에 비친 나르시소스의 얼굴이 잘 보인다. 모자이크를 오염시키는 새똥역시 분명하게 드러난다. 파포스 ⓒ김문환

 

나르시소스의 얼굴을 감상하다 보면 좀 실망하게 된다. "아니 이정도 얼굴에 숱한 요정들이 빠져들고, 스스로 제얼굴에 사랑의 포로가 된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모자이크의 얼굴은 처음 만든 모자이크의 나르시소스 얼굴이 아니다. 발굴 당시 모자이크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윤곽만 간신히 남은 상태에서 고고학자들이 주변에 흩어진 돌조각(테세라)을 하나씩 되찾아 다시 꿰맞췄다. 부분 부분 모자라는 조각도 있다보니 얼굴이 일그러질 수 밖에...

 

탐방객들은 나르시소스의 얼굴에 이어 한번 더 깜짝 놀라게 된다. 원인 제공자는 새똥. 나르시소스 얼굴 옆으로 새똥이 수북이 쌓였다. 치우지도 않는 모양인지... 두차례 방문에서 모두 그랬다. 디오니소스의 집은 가건물의 천장이 옆으로 터져 있어 새들이 지붕으로 드나든다. 아예 석가래 밑으로 집을 짓고 사는데, 여기서 오물이 떨어져 고대의 예술작품을 오염시킨다. 우리나라에서 유적관리 이렇게 하면 당장 TV 뉴스 고발감인데...

 

◆2. 디오니소스의 집 4-사계절의 방

 

사계절 전경--9개의 장면으로 나뉘어 있다. 파포스. ⓒ김문환

 

'나르시소스의 방'과 붙어 있다 탐방 코스에서 세번째로 들리는 방이다. 모자이크 한 가운데 디오니소스(혹은 영원한 시간을 상징하는 아이온)이 자리한다. 네 귀퉁이로는 사계절을 상징하는 여신이 배치돼 있다. 그 사이 빈 공간에는 각 계절을 상징하는 짐승을 넣었다. 사계절의 여신과 동물에서 이름을 따 사계절의 방이라고 부른다. 사계절 모자이크 역시 나르시소스 처럼 심하게 훼손돼 조각나 있었다. 이를 다시 모아 복원한 작품이다. 따라서 원래 이미지를 제대로 느껴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계절이나 시간 같은 추상명사를 의인화(Persnification)한 헬레니즘 기법의 전형을 보여 준다.

 

봄의 요정--머리에 푸른 잎과 장미꽃이 만발했다. 요정치고는 험악한 인상이다. 조각나 흩어진것을 복원 과정에서 재구성하다 보니 처음 제작당시의 세련된 윤곽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파포스. ⓒ김문환

가을의 요정--가을에 수확하는 포도잎과 포도송이가 보인다. 파포스. ⓒ김문환

디오니소스나 아이온--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 혹은 영원한 시간을 상징하는 [아이온]이라는 설이 엇갈린다. 파포스. ⓒ김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