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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요르단강 서안지역 지방선거서 압승

입력 : 2005.12.16 20:29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최근 치러진 요르단강 서안지역 주요 도시 지방의회 선거에서 집권 파타당을 제치고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방선거는 내년 1월25일로 예정된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것이어서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6일 공개된 잠정 개표결과에 따르면 최근 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된 나블루스, 제닌, 알-비레흐, 라말라 등 4개 지역 가운데 하마스가 라말라를 제외한 3곳에서 과반 의석을 점유했다.

하마스는 특히 나블루스에서는 전체 15석 중 13석을 차지해 무소속 후보를 끌어들여 겨우 2석을 얻은 파타당을 압도했다.

파타당은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라말라에서만 3석을 얻은 하마스를 따돌리고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와 함께 6석씩을 얻었다.

하마스가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지난해 11월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 사망 후 파타당을 이끌어온 압바스 수반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을 1개월여 앞두고 하마스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파타당은 내분으로 분당위기에 처해 있다.

파타당 내 개혁세력은 당 지도부가 내년 1월 총선 공천자 명단을 확정하면서 아라파트의 측근인 아흐마드 쿠라이 총리를 1순위에 올려놓는 등 구세력을 당선 가능권에 집중 배치한 것에 반발해 집당 탈당을 결의한 상태다.

파타당 내 개혁세력으로 분류되는 마르완 바르구티와 그의 추종자들은 이미 신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1월의 파타당 예비선거에서 1위 득표한 바르구티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공격을 주도한 혐의로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돼 종신형을 살고 있다.

15일 바르구티를 면담한 분당파인 카두라 파레스는 AP통신에 바르구티가 독자 노선을 가기로 한 것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대다수 개혁 세력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압바스 수반은 바르구티를 1순위에 올리는 등 개혁세력을 당선권에 많이 배치한 새로운 공천자 명단을 내세워 분당사태를 수습하려 시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정치분석가인 하니 마스리는 하마스가 서안지역에서 실시된 최근의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것은 파타당의 내분이 가져온 직접적인 결과라며 내년 총선에서도 하마스의 약진을 예상했다.

그는 "파타당은 침몰하는 배이고, 그 배에 탄 모든 사람들은 뛰어내리려 하고 있다"며 파타당의 내분은 하마스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88석보다 44석 늘어난 132명의 의원을 뽑는 내년 팔레스타인 총선은 자치정부 출범 후인 지난 96년에 이어 2번째 실시되는 것으로, 정당별 득표에 따라 의석을 나누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차기 총선에서 압바스 수반의 파타당이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투쟁을 주도해온 하마스에게 패할 경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과정은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