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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은행' 논란...숨겨진 속내는(?)

윤창현

입력 : 2005.12.13 07:51

SC제일은행, 외환은행, 씨티은행...이들 은행들의 공통점은 외국인 대주주가 지분의 50% 이상, 혹은 전체를 소유하고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외국은행이라는 점입니다. 국민은행,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이들 은행은 또 외국인 지분율


SC제일은행, 외환은행, 씨티은행...이들 은행들의 공통점은 외국인 대주주가 지분의 50% 이상, 혹은 전체를 소유하고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외국은행이라는 점입니다.

국민은행,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이들 은행은 또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훨씬 넘지만, 내국인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은행들입니다. 이 은행들은 지배구조에 있어서는 사실상 외국계이고, CEO와 경영권은 국내자본이 행사하고 있어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 지 조금 혼란스러운게 사실입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어제 이런 은행권의 지배구조를 싸잡아 문제삼았습니다. 겉모양이 국내은행처럼 보이더라도 외국인 지분율이 85%에 달하면 이익금이 85%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고, 우리은행처럼 88%가 내국자본이면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익의 대부분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라는 취지의 발언이었습니다.

나아가 정부와 정부 출연기관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중요 기밀을 다루는 공공기관들이 아무 생각없이 이런 사실상의 외국은행들과 거래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는 내부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른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은행을 외국자본이 장악하고, 순수하게 내수시장에서 창출되는 은행의 이익이 국내에 재투자되거나 선순환되지 못하고 국외로 빠져나간다는 비판적 시각은 사실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제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개방과 외국자본의 진출이 우리 경제의 하나의 구성요소가 돼 버린 지금 그것도 시중은행장의 입에서 나온 이런 발언은 만만치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사실싱 국내 토종 은행은 우리은행 밖에 없다는 황 행장의 발언이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우선 실제 지적되고 있는 문제들은 다시 거론함으로써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 의도는 황 행장과 우리은행 스스로도 굳이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른 바 '토종은행'론을 구체화해 영업전략으로 채택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국자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영업전략이라는 것이죠.

흥미를 끄는 것은 또다른 해석입니다. 황영기 행장이 삼성그룹 출신인데, 현재 정부가 대주주로 돼 있는 우리은행의 매각이 언젠가는 수면위로 부상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은행 마저 외국계에 넘어가면 국내 금융산업이 완전히 외국자본에 점령당한다는 위기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렇다면 외국계를 배제한 상태에서 우리은행의 새 주인이 누가 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마주하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자본 동원력을 지닌 것은 국내의 몇몇 재벌들 밖에 없다는 논리로까지 연결됩니다.

이제는 황 행장의 출신배경과 맞물려 끊임없이 시장을 떠돌던 삼성의 은행인수 추진설이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황 행장은 토종은행론은 결국 재벌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더욱 키우려는 최근 국내의 여러 움직임들과도 연결돼서 해석되고 있습니다.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이런 산업분리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고 있고, 재경부는 최근 증권고 보험에 대한 여러 규제를 풀어서 사실상 은행과 같은 지위를 부여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재벌들이 금융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합법적 토대가 확산되고 있는 느낌인데, 황 행장의 발언 역시 이런 토대 위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받게 합니다.

하지만 외국자본의 폐해를 지적하는 이런 논의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재벌과 대기업의 교묘한 여론전에 이용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이미 지분의 50% 이상이 외국인에게 넘어갔다며 출자총액 제한과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등의 독점 방지와 공정거래장치들을 무력화시키려는 재계의 시도가 지속되고 있는 예에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여론 몰이가 먹혀들어간다면 자본 편가르기, 혹은 자본 국적 따지기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재벌들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자본이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자본 유출 등의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역할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국적'이 아니라 '행태'입니다. 이미 국내자본 시장엔 영미식 주주자본주의의 논리가 깊숙히 침투해 있고, 일부 대기업들은 외국계 자본보다 더한 이익 빼내가기로 기업의 장기성장동력을 훼손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적 행태에 대한 반성과 비판없는 단순한 국적 가리기는 결국 발전전 진전이 아닌 IMF 이전 재벌 체제보다 훨씬 더 고도화되고 집중화된 체제로의 회귀를 의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등락 엇갈려...금리 인상 관망..유가 상승 부담

Dow 10,767.77 (-10.81P, -0.10%)
Nasdaq 2,260.95 (+4.22P, +0.19%)
S&P500 1,260.43 (+1.06P, +0.08%)

뉴욕증시는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보합선에서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국제유가가 오늘 큰 폭으로 뛰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또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가 내일로 예정돼 있어서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도 강했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5년만에 최고치, 한국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증시의 강세 행진이 뉴욕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며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상승세에 먼저 찬물을 끼얹은 건 제약회사 머크 악재였습니다.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의 부작용과 관련한 첫 연방법원 소송에서 승소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미결정 처분이 내려지며 주가가 하락해 다우지수를 끌어내린 것입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3.2%나 급등하며 배럴당 61달러로 치솟자 다우, 나스닥 지수는 한때 동반 하락세로 치달았습니다.

국제유가 급등은 두가지 요인이 작용했는데요, 우선 미 북동부 지역의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 또 하나는 석유수출국기구 오페크가 내년초에 감산하겠다고 밝힌 점입니다. 제약회사 머크와 국제유가 악재 속에서도 나스닥 지수가 강세를 유지한 건 인터넷 업체 구글과 아이팟으로 유명한 애플에 대해 CSFB 증권이 목표가를 올려잡았다는 소식 덕분입니다.

오늘 주식시장은 물론 외환시장과 채권시장도 내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일단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13번째 연속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그래서 4.0%에서 4.25%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를 거라고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발표문 내용 가운데 앞으로 금리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문구가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이며 일본 엔화에 대해 달러당 119엔대로 떨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미달러화가 상대적 고금리 때문에 강세였는데 금리인상이 중단된다면 강세 행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 것입니다.


불안한 최고치 행진...외국인 매도 지속

종합주가지수 1,333.23 (+15.81P)
코스닥지수 733.42 (+7.28P)
원달러환율 1,033.70 (-0.20원)
국고채3년물 5.06%(+0.07)

주가는 어제도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는 데,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 보면 시장은 상당히 불안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선 강한 상승탄력을 유지시킬 때 나타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수세가 지난 주 후반부터 실종됐습니다. 우선 외국인이 어제도 3천억원 이상의 주식을 팔면서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중장기적 시장 관점은 유지하고 있는 지 선물시장에서는 8천 계약이상을 매수했습니다.단기적인 조정에 대비해 위험관리에 나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국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일 수는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물 주가가 선물 가격보다 낮은 이른 바 '콘탱고' 상태가 유지됐고 베이시스가 호전되면서 대규모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이 언제까지 프로그램 매수에 의존해 상승탄력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사실 조정 다운 조정을 받은 게 꽤 됐습니다.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안감이 빌미를 제공하고 있지만 확실히 피로를 씻어낼 계기를 프로그램 매매가 차단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결국 외국인 매도와 프로그램 매수의 힘겨루기에서 균형이 깨지는 순간, 시장은 언제라도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