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콜 금리 전격인상...정조준(?) or 오조준(?)

윤창현

입력 : 2005.12.09 07:55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콜 금리를 전격적으로 인상했습니다. 연말이냐? 아니면 내년 초냐?를 두고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인상 자체가 충격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연내 두 차례나 콜 금리를 올린 적이 2000년 이후 처음이라는 상징성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콜 금리를 전격적으로 인상했습니다. 연말이냐? 아니면 내년 초냐?를 두고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인상 자체가 충격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연내 두 차례나 콜 금리를 올린 적이 2000년 이후 처음이라는 상징성이 더 눈길을 끕니다. 그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배어있는 듯 합니다. 한은은 며칠 전 내년 경제성장률이 5%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고, 어제 박 승 총재는 한 발 더 나아가 서민들의 체감경기도 조금씩 풀릴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시중자금의 흐름과 경기전망에 대한 지극히 중립적으로 보수적이어야 하는 중앙은행의 특성을 고려해 본다면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좋습니다. 경기가 좋아진다는 전망이 맞아들어가고 그래서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양극화'의 금리를 활용한 통화정책의 양날 끝을 불균형하게 벼리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금리를 올려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경기가 회복되고 소비가 늘면서 물가가 자극을 받게 됩니다. 금리를 올려서 시중의 유동성을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물가를 미리 잡겠다는 게 통화당국의 의도입니다.

그리고 금리가 오르면 아무래도 단기자금 시장을 떠도는 부동자금이 줄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에 몰려드는 투기성 자금을 차단하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입니다.

또 세계적인 금리인상 추세에 보조를 맞춰가면서 자금이탈 우려를 막는다는 측면에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출부담 증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출 채산성 악화같은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저금리로 인한 부작용보다는 긍정적 측면의 효과가 강조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쉽사리 치유되지 않고 있는 양극화의 그늘의 이런 금리인상의 긍정적 효과 대신 부정적 요인을 극대화시키는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의 증가는 양극화의 골을 더욱 깊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추세적으로 굳어져버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와 기업간의 양극화는 금리인상으로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이제는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외부여신에 기대는 비중이 20%대로 낮아진 대기업들은 금리인상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런 비중을 더욱 줄여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중소기업들에겐 은행문턱은 여전히 높고, 그렇다고 회사채를 발행하자니 이 역시도 금리가 올라 부담으 늘어나기는 마찬가집니다.

게다가 현금보유 여력도 대기업에 비해 형편없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원화가치까지 오르면 울며 겨자먹기로 출혈 수출을 해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계 역시 마찬가집니다. 최근 기업대출 비중이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추세적으로 진행된 은행권 자금의 대출 비중 역전현상은 기업 경영의 보수적 행태-주주에 대한 배당 중시, 단기경영성과 중시, 장기투자 위축 등 - 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쉽사리 개선되기 힘든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결국 은행 여신의 대부분을 떠안고 있는 가계의 금융부담이 더욱 늘 수 밖에 없는게 금리상승의 한 단면입니다.

특히 소득보다 소비가 많을 수 밖에 없는 하위 계층의 가구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신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 와중에 금융자산가들은 금리 상승으로 예금이자가 늘고,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겨 타면서 더욱 큰 폭의 자산가치 상승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죠.

결국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와중에 빚으로 집 마련하고 세간살이를 늘리면서 자신이 그래도 아쉬울 것 없는 중산층이라고 착각했던 많은 서민들에게 금리인상은 거대한 사회 계층의 벽을 실감케 하면서 2:8의 불균형을 훨씬 더 강화시킬 수도 있는 겁니다.

얼마전 한은이 5%성장이 가능하며 체감경기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했을 때 많은 기자들이 과연 그렇겠느냐면서 반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은은 GNI(실질소득)이 내년 4% 이상 늘어날 것이라면서 소득이 뒷받침되는 소비회복이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자신있게 반박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고착화된 고용구조의 변화를 고려하고도 이런 반박이 쉽게 나올 수 있는 지 되묻고 싶습니다. 전체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가 비정규직이고, 그나마 늘어나는 취업자수를 보더라도 50대 등 노후가 불안한 퇴직 이후 세대들을 재취업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은 소득이 늘어도 당장 소비가 늘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GNI의 증가가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소비증가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착시현상이거나 ,아니면 일시적인 회복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결국 이런 요인들이 중첩되면서 금리인상이라는 칼이 한쪽날만 서슬퍼런 무딘 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죠. 사실 많은 소장 경제학자들은 기업경영의 보수화와 주주자본주의 체제의 고착화, 세계화의 여파, 고령화등으로 금리를 이용한 통화정책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데, 저금리 속에 폭발한 자산가치의 폭등과 양극화를 치유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이 역시 만만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입니다. 결국 충격없는 경제구조의 정상화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충격적인 금리폭등을 한 번쯤 다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가상승이 발목잡아..지수 하락세

Dow 10,755.12(-55.79P, -0.52%)
Nasdaq 2,246.46 (-5.55P, -0.25%)
S&P500 1,255.84 (-1.53P, -0.12%)

뉴욕증시는 반도체 관련주들의 실적호조로 상승세를 나타내다가 결국 국제유가 상승에 발목이 잡혀 하락세로 기울며 마감했습니다.

금리인상에 움츠려든 투자자들이 모처럼 반도체 관련주의 실적호조라는 호재를 만나 힘을 내는 듯 했습니다.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자일링스에 이어 휴대전화용 반도체 업체인 퀄컴이 4분기 실적 전망을 올려 잡았습니다.

하지만 뉴욕시장 국제유가가 한달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서며 거래를 마치자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동반 하락세로 기울고 말았습니다. 뉴욕을 포함해 미북동부 지역의 추위로 난방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천연가스값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인플레에 대비해 가장 안전한 상품이 바로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 뉴욕상품시장에서 국제 금시세가 온스당 522.7달러, 24년만에 최고치입니다.

은이 18년만에 최고치, 구리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최근 뉴욕증시가 부진하자 고수익을 겨냥해 움직이는 헤지펀드 자금이 상품시장으로 대거 이동하며 이렇게 금,은,동값을 띄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오늘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비교적 많이 떨어졌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인플레에 대비해 지난달에 5년만에 첫 금리인상에 이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제로금리 시대의 마감이 임박했다고 밝히면서 유로화와 엔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낸 것입니다.


단기조정(?) or 상승지속(?)

종합주가지수 1,324.20 (-0.55P)
코스닥지수 725.85 (-3.59P)
원달러환율 1,034.40 (-1.00원)
국고채3년물 5.07%(-0.18)

어제 금융시장에선 채권금리가 춤을 췄습니다. 콜 금리 인상 직후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5.3%대를 넘어서는 폭등세를 기록했다가 다시 5.07%로 급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박 승 한은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줬는 데, 12월 이후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판단을 유보한다는 발언이 적어도 내년 1월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으며서 채권금리를 급락세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채권금리 하락이 추세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채권금리가 이미 12월 콜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움직여 왔기 때문에 어제 박 총재의 발언으로 일시 하락했지만 내년 상반기에 추세적인 금리상승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제 대다수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 만기 CD 금리는 4%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현재의 대출금리가 지금의 금리상승분을 미리 반영한 성격이 있기는 하지만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먼저 움직여 온 은행권의 속성을 고려할 때 대출금리가 연말 연초에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훨씬 높아보입니다.

주식시장도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단기적인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예고된 금리인상이기는 했지만, 시기가 앞당겨졌고, 다음 주 미국의 금리인상 국면과 맞물려 시장엔 최근의 상승에 따른 피로를 씻을 수 있는 가격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1~2주 정도 가격과 기간 조정이 병행될 가능성을 전망하는 견해인데 반해 금리인상이 시기의 문제였지 이미 예고된 것이었기 때문에 시장은 어제 장 중 조정으로 충격을 흡수했다, 따라서 추세적인 상승행진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