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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5일장

이병태

입력 : 2005.11.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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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진 아리랑 가락이 기적소리를 대신하는 강원도 정선역.

장날마다 운행되는 관광열차에는 5일장의 추억을 찾아서 관광객들이 몰려듭니다.

[김종숙/서울 망우동 : 향수도 느끼고 추억 만들려고..]

정선읍내, 상설시장 주변에서 열리는 5일장은 좌판수가 250여개에 불과한 아담한 시골장터입니다.

장터규모는 작지만 성수기에는 7천여명이, 요즘같은 비수기에도 2천여명이 찾을 정도입니다.

한때 쇠락의 길을 걷던 정선장이 활기를 되찾은 비결은 6년 전, 관광상품으로 개발되면서부터입니다.

[정미영/정선군청 관광 문화과 : 매년 관광객이 9만에서 10만명가량 찾아오고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연간 50억원 이상이다.]

추억사냥을 나선 구경꾼들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골동품 좌판은 더없이 반가운 존재입니다.

세월의 때가 켜켜이 묻은 풍로와 짚신틀을 비롯한 골동품 가격은 만원에서 사오십만원입니다.

노신사는 향수 어린 돗자리 틀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합니다.

[김광범/서울 :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돗자리를 엮던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달그락 달그락..]

유년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새총과 민속공예품 좌판도 구경꾼들의 눈길을 끕니다.

힘이 장사인 황소를 끌던 코뚜레는 신장개업용 장신구로 인기가 높습니다.

[송이헌/상인 : 문앞에 걸어두면 장사가 잘되고 그해 액운이 다 사라진다.]

시장입구, 신토불이 장터에는 산나물과 지역 특산품이 풍성합니다.

산골내음이 물씬 풍기는 이 장터의 매력은 올봄부터 상인들이 신토불이증을 달고 물건을 파는 실명제입니다.

[이기순/서울 면목동 : 믿을만 하고, 명찰 단 상인 물건을 사라고 하더라.]

한 묶음에 7천원인 곤드레 나물과 5천원인 취나물은 인기품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

지역 특산품인 황기와 한약재들이 총출동한 약초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한단에 7천원인 황기는 가격 부담없이 즐겨찾는 보약재입니다.

정선 5일장의 감초는 먹을거리 장터입니다.

올챙이 국수와 콧등치기 국수처럼 이름도 정겨운 향토음식은 장 구경 뒤 시장기를 달래주는 별미입니다.

[이정애/경기도 김포시 고촌면 : 급히 먹으면 면발이 콧등을 치기 때문에 콧등치기 국수다.]

별명이 콧등치기 국수인 메밀국수 한 그릇이 3천원, 옥수수 면발이 올챙이를 닮은, 일명 '올챙이 국수' 한 그릇이 2천5백원입니다.

유난히 겨울이 긴 산골마을에서 내복은 필수품!

첫 추위가 찾아든 요즘 내복장수는 대목을 맞았습니다.

[심봉선/상인 : 첫 추위에는 내복이 잘 팔려서 70만원어치 팔았다.]

내복장수에게 반가운 첫 추위는 장터상인들에게는 불청객입니다.

비닐봉지 모자로 찬바람을 막던 할머니는 좌판 난로불 앞에서야 비로소 언몸을 녹입니다.

두부찌개를 안주 삼아 난로가에 둘러앉아 한잔술로 피로를 푸는 정겨운 모습은 초겨울 장터풍경입니다.

남편을 전쟁터에 보낸 후 정선 아리랑 가락으로 시름을 달랬다는 채소장수 할머니!

[우리집 낭군은 3.8선 전쟁을 가셨는데..아리랑..]

할머니의 구슬픈 노랫가락은 장터상인들의 고단한 삶을 닮았습니다.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정선 5일장!

그곳에 가면 대형마트에서도 살 수 없는 푸근한 인정과 추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