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54. 피아짜 아르메리나 7-이탈리아

김문환

입력 : 2005.11.07 10:00

지중해 문명기 5권BR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BR(At of Mosaic and G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BR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nsp; 2.이탈리아 &nsp; 1,2,3)로마(Rome) 1,2,3 4,5,6,7)바티칸(Vatican) 8,9,10,11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2.이탈리아

 

1,2,3)로마(Rome) 1,2,3

4,5,6,7)바티칸(Vatican)

8,9,10,11)오스티아(Ostia)1,2,3,4

12)폼페이(Pompeii)

13,14)에르콜라노(Ercolano)1,2

15,16,17,18, 19, 20,21,22, 23,24,25)나폴리(Napoli)1,2,3,4,5,6,7,8,9,10,11

26,27, 28,29)팔레르모(Palermo) 1, 2, 3, 4--오늘 이야기

30,31,32,33,34,35,36,37,38,39)피아짜 아르메리나(Piazza Armerina)

--오늘 이야기

 

36)피아짜 아르메리나 (Piazza Armerina) 7

 

◆8. 큰사냥의 복도

 

큰사냥의 복도 전경--길이 60m의 대작이 한눈에 펼쳐진다. 검투경기에 사용할 맹수들을 사냥해 로마로 실어오는 과정을 담았다. 사진의 앞쪽은 인도에서 사냥, 뒤쪽은 아프리카에서 사냥을 그렸다. 가운데는 로마 오스티아항의 하역 장면이다. 관광객과 비교해 보면 그림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큰 사냥의 복도 전경. 반대쪽에서 본 장면.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작은 사냥의 방을 지나면 카잘레 빌라에서 가장 독특한 공간이자 가장 장엄한 장면을 담고 있으며 북아프리카 모자이크 소재의 전형을 보여 주는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 곳은 페리스틸리움(Peristylium)을 중심으로 한 건물 앞부분과 바실리카(Basilica, 로마시대 공공건물로 사용되던 직사각형의 장소. 기독교 시대에는 교회로 사용돼 교회를 가리키기도 함)를 중심으로 하는 건물 뒷부분을 연결한다. 일종의 중간지대다. 너비 3m, 길이 60m의 긴 복도 형태를 띤다. 이 길다란 공간 전체가 사냥 관련 모자이크로 뒤덮였다. 다른 유적지에서 찾아 보기 힘든 모자이크다. 하나의 주제를 60m짜리 대작을 만들었다는 게 놀랍다.

 

말을 타고 사냥하는 장면.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배를 타고 사냥하는 장면.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사자의 역공--아프리카에서 사냥도중 창에 찔린 사자가 방패 든 사냥꾼을 공격하고 있다.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대작의 소재는 사냥. 그래서 [큰 사냥의 복도]라고도 부른다. 그렇다면 앞서 타블리눔(작은 사냥의 방)에서 보았던 사냥 모자이크와 다른 점이 무엇일까? 타블리눔의 사냥은 귀족들이 여흥으로 즐기던 사냥, 즉 레져용 사냥이다. 놀이 삼아 숲에서 짐승 잡아 먹는 사냥을 다뤘다. 그러나, 큰 사냥의 복도에서 사냥은 격(格)을 달리한다. 상업적인 목적을 갖는다. 여가가 아니라 돈벌이용 사냥.

 

아프리카와 인도에서 맹수들을 잡아 검투 경기용으로 팔아먹는 사냥을 상세하게 그려놨다. 호랑이나 사자, 표범, 타조, 뱀... 검투경기는 비싼 동물들을 사와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경비가 들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 정치인들에게는 민심을 휘어잡는 좋은 방법이었다. 검투경기가 큰 인기를 끌었던 탓에 아프리카 야생동물 사냥은 번창하는 사업이었다.

 

가젤을 잡는 장면.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가젤을 잡아 배에 싣고 있다.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가젤과 타조를 선적하는 장면.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타조 선적.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인도에서 잡은 코끼리를 배에 싣고 있다.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큰 사냥 복도의 사냥장면은 어느 한 지역을 묘사한 게 아니다. 아니라 두 군데의 사냥장면을 합쳐 놓은 구도다. 복도의 북쪽 다시 말해 모자이크를 바라보며 왼쪽 부분은 아프리카의 곰과 표범 사냥을 그렸다. 남쪽부분 즉 그림 오른쪽 부분은 인도의 코끼리와 호랑이 사냥을 묘사했다.

 

두 지역이 만나는 가운데 부분은 로마의 관문 오스티아 항을 나타낸다.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배로 운송해온 짐승들을 하역하는 장면이다. 아프리카 각지 마우레타니아, 누미디아, 키레나이카등지에서 잡은 맹수는 카르타고항에서 선적돼 사흘만에 로마 오스티아항에 도착했다. 인도나 기타 오리엔트 지역에서 오는 동물들은 육로를 거쳐 알렉산드리아항에서 선적됐다. 알렉산드리아에서 오스티아까지는 순풍일 경우 아흐레 정도 걸렸다.

 

멧돼지를 매달아 실어나른다.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맹수 수송용 우마차.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노예구타--회초리를 들고 노예를 때리는 장면. 노예는 짐승보다 가격이 낮았다. 매맞는 일은 다반사였다.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모자이크의 소재 가운데 노예를 때리는 이색적인 장면이 있다. 당시 야생동물 한 마리의 가격은 노예 한 명의 가격보다 비쌌다. 노예 1명은 3만 디나였지만, 사자 1마리는 5배나 값이 더 나갔다. 한마디로 사람보다 귀하신 몸이었다. 노예도 똑같은 사람인데... 노예를 짐승 만큼만 대우해 줬어도 스파르타쿠스의 반란 같은 민란이 로마에서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요즘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인간이 먹는 음식보다 애완동물이 먹는 음식이 비싼 경우가 적지 않으니 말이다. 인간보다 호의호식하며 사랑받는 짐승이 얼마나 많은가?

 

유니폼을 입은 군인.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항구에서 돛을 내린다. 돛대에 오르기 위한 사다리도 보인다. 오스티아항에 도착해 짐을 부리는 장면이다.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돛을 내리는 다른 장면.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돛을 내리는 다른 장면.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로마배. 로마시대 배는 돛을 달아 바람을 이용했지만, 노를 설치해 젓기도 했다. 로마선박의 구조를 잘 보여 준다. 피아짜 아르메리나. ⓒ김문환

 

동서고금을 통해 노예나 하층 민중은 언제나 뼈빠지게 일만 한다. 오뉴월 뙤약볕. 찌는 더위에 아랑곳 없이 답사리 밑에서 휴식을 취하던 개. 그런 개팔자를 부러워했던 우리네 하인과 서민들의 고단한 삶은 지역과 시대를 넘어 로마의 노예들과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묘사될 수 있을까? 요즘도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하고 굶는 전 세계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부유층 애완동물의 값비싼 먹거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