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승/고객 : 술 많이 마신 다음날 속풀이로 최고다.]
서울식 추탕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 가게 창업주는 신석숭 옹!
지난 1932년 무교동 코오롱 빌딩자리를 빌려서 주점겸 추탕집을 차렸습니다.
[오경식/손주 며느리,
3대째 대물림 : 자손들 먹여 살리려고 차리셨고 할아버지는 돈 버는 것과는 거리가 먼 한량이셨기때문에 할머니가 나섰던
것 같다.]
안주인 홍기녀 할머니의 손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제법 돈이 모이자 지난 1960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을 했습니다.
이 가게가 오랜 명성을 이어온 비결은 23년전, 작고한 안주인의 후덕한 인심도 한몫을 했습니다.
[윤재순/주방장 : 인심이 좋아서 돈없는 사람들은 그냥 줬고 국물도 부족하면 더 주라고 그러고..]
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용금옥은 당대 명사들의 사랑방으로도 명성을 날렸습니다.
해방직후부터 1960년대까지 이곳은 시 '논개'로 유명한 시인 변영로 선생을 비롯한 당대의 논객들이 인생을 논하고 시대의 울분을 토로하던 장이었습니다.
논객들중에는 암울했던 자유당 말기에, 이 가게와 인연을 맺은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만섭/전 국회의장, 48년 단골 : 언론인 생활할 때 그 당시 야당 정치인들과 막걸리 마시고 때로는 울분을 토로하면서 소리도 지르고 울밑에 봉선화도 부르던 기억이 난다.]
격동의 세월을 함께 울고 웃던 사랑방, 용금옥은 40여년 전 작은 한옥 그대로입니다.
그동안 가게 평수를 늘리라는 유혹도 숱하게 받았지만 옛 모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오경식/손주 며느리,
3대째 대물림 : 가게가 워낙 좁아서 손님들을 불편하게 만들어서 죄송하지만 향수와 멋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최근 청계천 물길이 열리면서 옛 추억을 찾아온 손님들로 매출이 20% 가량 늘었습니다.
[오경식/손주 며느리,
3대째 대물림 : 청계천 구경왔다가 옛날에 용금옥에서 먹던 추어탕 생각이 나서 온다.]
서울식 추탕 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마음의 고향같은 용금옥!
장사가 되면 규모부터 늘리는 요즘세태에서 옛모습 그대로 분수를 지키는 경영철학이 오랜 세월의 풍상을 이겨낸 비결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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