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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와 홈 어드벤티지

이성훈

입력 : 2005.09.27 18:47

2005년 시즌 초반 롯데의 분전은 부산 팬들의 멍든 가슴에 희망을 던지기에 충분했습니다. 희망이 컸던 만큼, 6월부터 시작된 추락의 아픔도 컸지요. 많은 사람들은 롯데의 부진이, 홈에서 약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롯데는 올시즌 현재 (9월 26일) 홈


2005년 시즌 초반 롯데의 분전은 부산 팬들의 멍든 가슴에 희망을 던지기에 충분했습니다. 희망이 컸던 만큼, 6월부터 시작된 추락의 아픔도 컸지요.

많은 사람들은 롯데의 부진이, 홈에서 약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롯데는 올시즌 현재 (9월 26일) 홈 62경기에서 28승 34패를 기록 중입니다. 홈 승률이 0.,451이니까 전체 승률 0.460과 별 차이가 없지요.

문제는 이 '멀쩡한' 홈 승률이, 순위 싸움이 사실상 끝난 8월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롯데가 4강의 희망을 갖고 있던 7월까지의 홈 성적은 19승 29패. 승률 4할이 되지 않았던 안방에서의 부진은,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홈팬들의 꿈을 깨는 치명타였습니다.

왜 롯데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앞에서 약했을까요? 그리고 관중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8월 이후에 9승 5패로 '그들만의 승리'를 챙겼을까요?

정확한 이유를 알면 돗자리를 깔아야 겠지요^^ 아래는 제 멋대로 생각해 본 이유입니다.

얼마 전에 체육과학연구원의 장덕선 박사(스포츠 심리학)의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관중이 많으면 '신바람'을 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바짝 얼어 버리는 선수가 있지요. 장 박사는 이게 청소년 시절 훈련 과정에서 만들어진 심리 구조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학생 선수 시절에 구타와 강압적 방식에 의해 지도받은 선수들은, 이른바 마음 속에 '부정적 강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 '부정적 강화'의 영향으로는 대표적인 게 실패에 대한 공포감이라고 하네요. '한 번 해 보자!'라는 의욕 대신, '실패 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자리잡게 된다는 거죠. 야구 선수의 경우, 이 두려움이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정적 강화'가 이뤄진 선수들은, 많은 관중에 의해 공포감이 증폭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놀라운 건, 실수했을 때 구타를 하면 그 실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고 합니다. 저는 아기를 아직 키워보지 않아 모르겠는데, 실수를 했을 때 구타나 욕설을 하면 당장은 효과가 있을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고 설명하시더군요.

야구판에서 공공연한 사실은, 부산 경남 지역이 구타와 강압적 지도방식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지역이라는 겁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대부분은 이 지역 출신의, 어린 선수들입니다. 중-고 시절의 '심리적 외상'에 발목을 잡혔다고 생각하니, 왠지 더 애처로와 보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