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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나폴리 4-이탈리아

김문환

입력 : 2005.09.22 10:46

지중해 문명기 5권BR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BR(At of Mosaic and G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BR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nsp;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2.이탈리아

 

1,2,3)로마(Rome) 1,2,3

4,5,6,7)바티칸(Vatican)

8,9,10,11)오스티아(Ostia)1,2,3,4

12)폼페이(Pompeii)

13,14)에르콜라노(Ercolano)1,2

15,16,17,18, 19, 20)나폴리(Napoli)1,2,3,4,5,6--오늘 이야기

21,22)팔레르모(Palermo)

23,24,25,26,27,28,29)피아짜 아르메리나(Piazza Armerina)

 

18)나폴리(Napoli) 4

 

◆4. 모자이크 전시실 2번방 2

 

플라톤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철학자들도 놓칠 수 없는 최고의 헬레니즘풍 모자이크다. 폼페이 서쪽 아눈시아타(Annunziata)탑에서 발굴된 작품인데,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작연대는 B.C 2c 말로 추정된다. 학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지적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 우선 전체적인 감상. 점잖고 지긋해 보이는 7명의 남자가 그리스풍 의상을 입고 앉거나 서있다. 2명은 상반신을 드러냈다. 머리는 희끗하고, 대머리도 한 명 있으며 일부는 얼굴이 늙수그레하게 보일 정도다. 40-50대가 아닐까? 3명은 두루마리 책(Scroll)을 들고 있다. 학자들의 주장이나 당시까지 밝혀진 지식이나 정보를 담았으리라.

 

철학자들--폼페이 서쪽 아눈시아타(Annunziata)탑에서 발굴된 모자이크다. 그리스풍의상을 입은 7명의 학자들의 토론에서 학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체육경기나 신체단련 장소로 쓰이던 김나지움이나 아고라 옆 스토아에서 토론하는 모습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뒤로 보이는 산, 아크로폴리스를 근거로 아테네 아고라의 스토아라고 주장한다. 당시 특별히 학교나 토론장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공공이 모이는 장소, 즉 아고라 스토아에서 대화를 나누며 학문을 갈고 닦아 스토아학파라는 말도 나왔다. 학자들은 야외 식당 엑세드라에 설치하는 스타일의 반원형 돌벤치에 앉아 있다. 특이한 점은 가운데 그려져있는 둥근 천체도. 고대학문의 수준을 보여주는 자료다. 왼쪽에서 3번째 막대로 천체모형 가리키는 사람이 플라톤이라는 설도 있다. 제자들과 우주와 학문에 대해 담론하는 장면이란 주장이다. B.C 2c 말 작품. 나폴리 박물관. 모자이크 전시실 2번 방. ⓒ김문환

 

7명은 서로 대화를 나눈다. 노란 옷을 입은 왼쪽의 2명은 토론에서 둘만의 주제를 갖고 토론하는 모습이다. 두 사람 발치에는 스크롤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상자가 놓여 있다. 나머지 5명은 또 다른 주제를 갖고 토론이나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보인다. 얼굴 표정으로 봐서 가운데 앉아 있는 남자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설명하고 나머지 4명이 경청하는 모습이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노철학자를 응시하는 모습이 천진하면서도 학문을 향한 배움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의 열정이 뜨겁게 전달된다. 오른쪽에 흰옷을 입고 서있는 남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지 멀뚱한 표정이다.

여기서 아주 흥미로운 묘사 하나. 노철학자가 지시봉으로 가리키는 물건이다. 가운데 바닥에 놓여 있는 네모난 나무 탁자 위의 둥그런 물체. 혹시 지구본이 아닐까? 아니면 별의 움직임이나 각 항성의 위치를 나타내는 천체도. 고대 학문의 수준을 보여 주는 자료다. 일부에서는 천체도라는 근거 아래 왼쪽에서 3번째 지시봉으로 천체모형을 가리키며 앉아 있는 노철학자가 플라톤이라는 설도 제기한다. 플라톤이 제자들과 우주와 천체, 학문에 대해 설명하며 토론하는 장면이란 주장이다.

 

여기서 궁금해진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배가 들어오는 것을 관찰하며 17c 알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젤란이 16c 항해로 지구를 일주하면서 밝혀졌다고도 하고. 또, 태양이나 항성이 지구를 도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이나 별을 도는 것이란 지동설도 16c 코페르니쿠스의 연구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 시대 둥근 지구의 모습이나 천체의 운항도를 그렸다는 게 소설 아닌가? 이런 궁금증을 갖는 게 당연하다.

 

흔히 고대의 천문학이나 과학 수준을 논할 때 인용되는 사람이 프톨레마이오스다. 로마시대인 2c 최고 학문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 살았던 그리스 혈통이다. 프톨레마이오스가 주장한 천동설. 즉, 지구가 중심에 있고, 태양이나 달이 지구를 돈다는 학설이다. 이 설을 들먹이며 고대인들이 우매했고, 근대 서구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주의 비밀을 알게 된 것처럼 인식한다. 큰 오류를 범하기 쉽다. 프톨레마이오스를 몽매한 학자로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서 간과하는 것. 그는 지구가 둥글다고 여겼다. 기독교 시대 서양인들이 철석같이 믿어온 평평한 지구론은 이미 로마시대에 깨진 이론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대기에 의한 빛의 굴절작용, 달의 비등속 운동을 발견한 과학자로 그의 저서 알게마스트(아랍인들이 훗날 번역한 이름. 고대 그리스 학문이 살아 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중세 서양인들이 학문에 문을 닫고 종교에 마음을 연 사이 아랍인들이 학문에 눈을 연 덕분이다.)는 명저로 손꼽힌다. 그는 태양과 달, 기타 다른 행성의 위치를 계산하고, 또 일식이나 월식 예보법을 발견해 냈다. 유럽이 그의 학문적 수준에 도달한 것은 16c가 넘어서다.

 

프톨레마이오스만 논하면 고대의 학문수준이 평가 절하된다. 그가 비록 B.C 2c 로도스섬에 살았던 히파르코스의 설을 인용해 천동설을 주장했지만, 고대 학문이 거기서 멈춘 게 아니다. 탈레스는 이미 B.C 6c 이오니아 지방 그러니까 오늘날 터키의 에게해 연안인 밀레토스에 살면서 일식을 정확히 맞춰냈다. 프톨레마이오스나 히파르코스보다 훨신 앞서 살았던 아리스타르코스. 그는 B.C 280년 하지를 관측하면서 지구가 자전(自轉)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지금 보면 수치에 많은 차이가 나지만, 태양과 지구의 거리가 달과 지구의 거리보다 멀며 크기도 태양이 훨씬 크다는 것을 요즘과 같은 방법으로 밝혀 냈다. 또,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와 달이 돈다는 지동설을 내놨다.

아리스타르코스 보다 조금 늦게 B.C 3c 초 알렉산드리아에 살았던 오늘날 리비아의 그리스 도시 키레네 출신의 에라토스테네스. 그는 당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수도로 학문의 보고이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책임자로 있으면서 아주 중요한 발견을 손쉽게 해냈다. 지구의 크기를 잰 것.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이미 천동설이나 지동설을 떠나 그리스 시대 당연한 진리였다. 문제는 크기를 잴 수 있을까였다. 에라토스테네스는 하지(夏至)날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현재 아스완, 아스완댐이 있는 나일강 변 도시) 사이의 거리를 측정해 지구의 둘레가 오늘날 기준으로 약 4만 5천 km(정확히 4만여 km)라는 수치를 공개했다. 지구가 둥글며 위도와 경도의 개념을 정확히 도입해서 나온 결과다.

 

그렇다면 모자이크 속에 나오는 둥근 물체는 지구이며 노란색으로 표시된 줄은 경도와 위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니면, 별들의 움직임을 표시한 천체도.

 

철학자들이 등장하는 장소도 흥미롭다. 실내공간이 아니다. 나무그늘 아래 야외다. 도리아 양식의 기둥도 보인다. 그렇다면 혹시 체육경기나 신체단련 장소로 쓰이던 야외 김나지움이나 아고라 옆 스토아(아고라의 외부와 건물의 내부를 연결해주는 회랑. 한쪽은 야외로 연결되고 한쪽은 실내 건물로 연결된다)가 아닐까? 일부에서는 뒤로 보이는 산을 아크로폴리스로 해석해 이곳이 아테네 아고라의 스토아라고 주장한다. 당시 특별히 학교등의 건물이 없어 공공이 모이는 장소, 즉 아고라 스토아가 대화를 나누며 학문을 갈고 닦는 장소가 돼 스토아 학파라는 말까지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