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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녹이는 '나눔의 부정'

오동헌

입력 : 2005.09.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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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넉 달 전 미국 로스 엔젤레스에서 이민족 청년들간의 다툼 끝에 다 큰 아들을 잃은 한 재미교포가 복수 대신 나눔으로 마음을 풀었습니다. 아시안들의 화합을 기원하면서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희귀 불상을 기증했습니다.

오동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두터운 입술의 자주빛 불상에서 평안함이 우러납니다.

18세기 베트남에서 목각에 라카를 칠해 만든 이 불상은 매우 희귀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티브 마르코 /L.A 미술관 전시담당 : 비범하고 미국에서는 매우 귀한 예술품입니다.]

이 불상을 L.A 미술관에 기증한 사람은 미 항공청에 근무하는 재미교포 장정기 박사.

명성황후의 외손으로 장성환 전 공군참모총장의 조카인 그가 불상을 기증하기까지는 이런 사연이 있습니다.

촉망받는 항공기 조종사였던 장남 진현씨가 지난 5월 L.A에서, 한인과 베트남인 등 아시안 청년들간의 싸움을 말리다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그 후 미술관 등을 다니면서 슬픔을 달래던 장 박사는 자신이 애지중지했던 베트남 불상을 기증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장정기(박사)/불상 기증자 : 마음도 주고 지식도 주고 모든 게 줘야 돼요. 주는 데서 모든 게 시작됩니다.]

사건에 연루된 베트남 청년들을 미워하기보다는 그들이 자국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게 함으로써 전체 아시안의 화합을 꾀한다는 생각입니다

숨진 장진현씨가 조종사로 일했던 항공사는 보유하고 있는 최고급 항공기에 그의 이름을 붙여서 생전의 행적을 기리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