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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리모델링 활기 띌까?

편상욱

입력 : 2005.09.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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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됐던 아파트의 모습입니다.

지난 77년 처음 지어질 때만 해도 최신식 아파트였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불편한 구조를 가진 낡은 집으로 전락했습니다.

앞뒤 발코니 부분이 지나치게 넓어, 53평형이라는 면적에 걸맞지 않게 거실과 방의 면적은 좁아보입니다.

거실에서 바로 보이는 욕실도 좁고 요즘 아파트에서 넓어지는 추세인 주방도 불편할 만큼 협소합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다 보니 수도관에서는 당연히 녹물이 나왔고 단열도 안돼 난방비 부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난해 8월 공사를 시작한 이래 13개월만에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의 모습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가구 수는 변함없지만 53평형이던 아파트는 전용면적만 10평이 늘어나 63평형으로 커졌습니다.

아파트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앞뒤 발코니 부분을 확장했기 때문입니다.

[김성식 소장/삼성건설 리모델링팀 : 원형 발코니가 있었는데 그 원형 발코니를 철거해낸 후 보시는 것과 같이 저쪽까지 넓힌 것입니다. 그래서 거실이 늘어나고 1.5미터 길이의 발코니가 새로 생겨...]

거실과 안방의 면적은 눈에 띄게 커졌고 새로 드레스룸도 생겼습니다.

원래 있던 좁은 주방의 위치를 옮겨 거실과 함께 있는 널찍한 주방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예전에 비상계단이 있던 부분에는 다락방이 생겼습니다.

배관이 모두 스테인리스로 교체돼 녹물이 사라졌고 단열도 한층 강화돼 난방비가 1,20% 줄어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주차대수도 종전 123대에서 145대로 늘어 주차전쟁을 겪었던 예전보다 훨씬 여유가 생겼습니다.

[오경숙/리모델링 아파트 입주민 : 다 좋지요. 새 집 됐고 평면도 아주 마음에 들고요. 그리고 집도 넓어지고 외관도 너무너무 수려해지고.]

공사비는 평당 3백만원 정도.

하지만 집값이 올라 주민들로서는 공사비를 제외하고도 상당한 차익을 남길 수 있게 됐습니다.

[김성식 소장/삼성건설 리모델링팀 : 강남에서는 10평을 늘려 가려면 2억에서 3억이 들어가는데 그 이하에 금액으로 10평을 늘렸고, 또 헌 집이 새 집이 됐고, 투자한 것보다 재산 증식이 됐고.]

리모델링은 관련 규제가 속속 완화되면서 더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시행된 새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최대 9평까지 제한하려던 리모델링 증축을 전용면적 30%까지 늘리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이 기준으로 리모델링할 경우 현재 전용면적 25.7평은 7.7평, 35평은 10.5평이 더 늘어나 대형 아파트일수록 사업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리모델링이 활성화되기에는 아직도 넘어야 될 산이 많습니다.

우선 강남의 30평대 아파트 단지의 경우 8.31대책으로 인한 종부세 대상 확대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평당 시세 2천만원짜리 강남의 30평 아파트는 기준시가 6억원 이하로 현재는 종부세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리모델링을 통해 9평 가량이 늘어나면 아파트값도 2억원 가까이 뛰어 순식간에 종부세 대상이 됩니다.

리모델링을 고려하던 아파트 단지들도 늘어난 세금 부담 때문에 주춤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강남 30평 아파트 주민 : 리모델링이 재건축처럼 돈이 많이 남는 것도 아니고 집 깨끗하게 고쳐서 살려고 하는건데 돈을 많이 투자해서 집 고쳐 놓고 세금만 많이 나오면 오히려 손해 아닌가 싶어요.]

또 노후된 강남 30평형대 아파트들은 세입자 비율이 높다는 점도 리모델링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재건축처럼 이주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공사를 위해 세입자를 내보낼 경우 전세금을 모두 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40평 정도로 확장할 경우 1억원이 넘는 공사비를 추가로 내야 해 자금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김희선/부동산 114 전무 : 사업 자금을 전부 자기 소유로 조달해야 된다고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서 강남권 30평형대의 아파트의 경우에 사실상 그 재건축 바람이 불 때처럼 리모델링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반면 리모델링 규제완화로 주목받는 지역은 용산구 이촌동의 노후아파트들입니다.

세입자 비율이 비교적 낮은데다, 대부분 4-50평형대의 중대형 평형대로 구성돼 있어 사업추진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이 지역 단지들은 대부분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해 왔지만 100%주민동의를 받아야 하는 요건이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그러나 건축법이 적용되던 78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도 주민의 4/5 이상의 동의만 얻으면 리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권순호 소장/대림건설 리모델링팀 : 동부이촌동의 경우는 중대형 평형이 많아서 사업 추진이 쉽고 용산 개발 호재가 있는데다가 주민 동의 규정이 최근에 완화되어서 사업 추진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30여개 단지, 만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서울 강남과 용산 동부이촌동 등에 몰려있습니다.

리모델링은 1년 정도의 공사기간으로 재건축에 비해 비교적 짧은시간에 재입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집주인이 부담해야하는 공사비가 평당 3백만원 정도로 재건축과 큰 차이가 없고 완공된 이후의 아파트 시세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투자목적의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 구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