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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환생'...'수목장' 인기

이강

입력 : 2005.09.17 19:20

매장 대신 화장한 유골 나무 밑둥에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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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생의 품위있는 마무리, 어떻게 그려 보고 계십니까? 이승에서의 죽음이 또 다른 생명으로 이어진다면 두려움을 조금 덜 수 있지 않을까요? 기획보도 '웰 엔딩', 오늘은 새로운 장묘문화로 떠오르는 '수목장'을 소개합니다.

이 강 기자입니다.

<기자>

50년된 아름드리 굴참나무에 걸린 한 명패가 눈에 띕니다.

김장수 할아버지 나무.

고려대 농대 김장수교수는 이곳에서 수목을 연구하다 즐겨걷던 산길에서 이 나무와 정이 들었습니다.

암으로 투병하다 지난해 세상을 떠나면서 김교수는 굴참나무 밑에 자신의 유골을 묻어달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이달 초 유족과 지인들이 모인 김교수의 1주기 추모식은 여느 추모식과는 달리 밝고 따뜻합니다.

[김병옥/고 김교수 둘째딸 : 아버지가 자주 다니시던 곳을 저희가 와서 뵙고 하면 저 나무들이 아버님 나무나 마찬가지니까 아버님을 뵙는 것 같고 너무 좋아요.]

제사 음식 대신 케익과 와인이 돌면서 고인의 뜻을 기리는 분위기는 마치 가벼운 소풍길 같습니다.

평생 산림청 공무원으로 산림청장까지 지낸 70살 이보식씨도 요즘 자신과 영원히 한몸이 될 나무를 고르고 있습니다.

[이보식/전 산림청장 : 가벼운 마음이 들어요. 나무밑에 들어가서 비료가 되주는 건데 세상에 나왔다가 내 이름만 남기고 가는 것 보다는 자연에다 주고가는 것이 얼마나 좋으냐?]

수목장이란 화장한 유골을 나무밑둥에 뿌리는 것으로 90년대 말 스위스의 윌리 자우터씨 주도로 처음 시작됐습니다.

[윌리 자우터/수목장 고안자 :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스위스에 묻히고 싶다고 해서, 친구와 늘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에 나무밑에 묻을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시작이지만 최근들어 수목장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변우혁 교수/고려대 환경생명공학부 : 옛날부터 우리의 관념속에서는 신수사상이 있습니다. 숲으로 돌아간다는 위안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게 됩니다.]

자연의 품에 안기려는 사람들.

삶과 환경의 소중함을 함께 성찰하는 이들의 죽음은 끝이 아닌 환생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