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과산화수소를 주사하는 이른바 산소 치료가 최근 일부 병원에서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이 시술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한 치료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보건 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유명 종합 병원.
한 노인이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피로를 풀어 주고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이른바 산소 치료를 받는 모습입니다.
[산소치료
시술의 : 피곤하지 않고, 하고 나면 굉장히 좋아요. 한 병 먹고 취하던 사람이 두
병 먹고도 괜찮고, 술이 안 취해요.]
의사가 권유하는 산소 치료란 상처를 소독하는데 쓰는 외용약, 과산화수소를 희석해서 정맥에 주사하는 시술입니다.
제대로 맞자면 백 50만 원 정도 드는데, 서울에서 10곳 넘는 병원이 이 치료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치료가 처음 시작된 미국에서는, 미네소타에 살던 캐서린 비보란 50대 여성이 지난해 3월 주사를 맞고 사흘 뒤 숨진 사례가 있습니다.
부검 결과, 주입된 과산화수소에서 발생한 산소 기포가 피의 흐름을 방해했고 쇼크와 혈액 응고가 일어나 이 여성이 숨졌다고 부검의는 밝혔습니다.
[니콜스
박사/부검의 : 어떤 병도 치료할 수 없으며 가짜 치료법입니다. 환자를 끌어들이려고
한 행동이겠죠.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산소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는 살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인 FDA는 과산화수소를 외용제로만 사용하라고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시술이지만 보건복지부는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복지부가 그걸 일일이 그 많은 필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보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미 국내에서는 산소 치료를 한 번 이상 받은 사람이 천8백여 명, 두 번 이상 받은 사람도 천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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