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민족주의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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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에 한국에서 강제추방을 앞둔 고려인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죠?과거 러시아에서는 강제 이주를 겪었던 고려인들은 현지에서도 생활고와 민족차별 때문에 이중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 현지에서 송욱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러시아 서남부의 항구도시 로스토프 나도누.
고려인 노부부는 한국에서 온 취재진을 환한 웃음으로 맞이합니다.
올해 여든 살의 정동진 할아버지.
연해주에서 태어났지만 지난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 때문에 중앙아시아의 우크라이나 지방까지 쫓겨나야만 했습니다.
[정동진(80)/고려인
: 고생스럽게 한 달 동안 왔는데 집이라고는 없었지. 동물 우리 같은 곳에 사람들을 다 집어넣었지...]
다행히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생활한 덕분에 소련 정부의 훈장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8년 전 가족들을 찾아 러시아로 돌아왔지만 우크라이나 국적 때문에 연금이나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습니다.
[정예레나(68)/고려인
: (병원비, 약값) 무엇이든지 우리는 비싸게 내야 한단 말이야. 국적이 다르기 때문에...]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주해온 김 예브레니씨 가족은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건설 회사의 사장까지 했지만 나날이 나빠지는 경제사정으로 결국 모든 것을 접고 러시아에서 농사일을 시작한 것입니다.
[김 예브레니/고려인
: 일이 없지, 살아야겠지, 그래서 이곳으로 왔지.]
요즘 들어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생활고와 민족차별을 피해 러시아로 돌아오는 고려인들이 많다면서, 자신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말합니다.
[김 예브레니/고려인
: 거기서는 모두 살기 힘들지, 그러니까 이곳으로 왔지. 여기서는 괜찮게 살 수 있겠지.]
동포이면서 고려인이라 불리는 이들.
광복 60주년을 맞은 고려인들은 자신들이 겪은 아픔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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