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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 회고록' 무슨 내용 담았나?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08.12 17:05


11일 발간된 박철언(朴哲彦) 전 의원의 회고록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은 5.6공과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등 한국 최근 현 대사 20여년간의 정치비사를 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박 전 의원은 회고록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거나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권부 막후 및 여야 정치권의 얘기를 싣고 있어 적잖은 파장과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다음은 회고록중 일부 내용을 발췌, 요약한 것이다.

▲전두환, 1986년 '친위쿠데타(비상선진계획)' 추진 = 1986년 들어 전 대통령은 내각제 개헌을 준비하다가 야권의 직선제 개헌서명운동 등 반발에 부딪히자 최악의 경우에 친위쿠데타적인 방법(일명 비상선진계획)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전 대통령은 11월8일 비상국무회의를 소집해 자정을 기해 국회를 해산하고 계엄을 선포하면서 비상조치를 발표키로 했다.

또 11월16일에는 '민주정치발전국민회의'를 구성 발족해 87년 1월 국민투표를 통해 새 헌법을 통과시킨 후 87년 2월에 계엄은 해제하되, 비상조치는 계속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영삼과 김종필은 외국으로 도망가는 것을 우선으로 막고 보안사에서 연행해 안기부에서 수사하며, 김대중은 정계에서 은퇴시키고 재수감과 외국행 중 택일토록 하기로 했다.

그러나 86년 11월5일 김대중 민추협 의장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전제로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미국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하고 상하원 모두 민주 당이 석권함으로써 권력핵심의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다.

그해 연말까지 더 이상의 조치는 없었다.

▲5공 정치자금 = '5공 청산'이 논의되던 88년 11월 19일 토요일 오후 3시 힐튼 호텔 2133호에서 청와대와 연희동간에 6인 회의가 열렸다.

청와대측에서는 최병렬 정무수석, 이원조 의원, 그리고 내가 참석했고, 연희동쪽에선 장세동 전 안기부장, 안현태 전 경호실장 그리고 이양우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양우 변호사는 정치자금의 모금 및 지출과 관련, "85년 2.12 총선 때 1천억~1천500억원 정도가 지출됐다.

작년 (87년) 대선이전까지는 1천억원 원금에 이자 800억원 등 도합 1천800억원 정도를 관 리하고 있었다.

1천800억원에 신규 모금 1천억원을 합해 모두 2천800억원을 6.29선언 이후 퇴임시까지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안현태 전 실장은 "대선 때 민정당에 1천436억원, 행정부에 500억원을 지원했다. 해외도피 자금이나 숨겨놓은 부동산은 없다. 국내 주식이나 가족 명의의 재산도 일체 없다고 전 전 대통령이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JP, 96년 청와대에 대통령직 배려 타진"= 96년 10월31일 하얏트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함께한 안기부 임경묵 102실장은 "JP측이 청와대에 내각제를 제의하며, 총선을 하지 않고 15대 국회에서 수상과 대통령을 선출하되 자신에게 대통령 자리를 배려할 수 있는지 청와대의 의도를 타진했다고 하나 청와대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귀띔해줬다.

이후 JP의 대리인격인 김용환 의원이 11월1일 DJ를 만났다.

JP가 YS측과의 접촉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자 노선을 급선회해 DJ와 협상에 나선 것이다.

▲DJ "천주님께 맹세코 약속 지키겠다"= 96년 11월16일 힐튼호텔에서 나와 DJ간 에 비밀대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던 이강래(현 열린우리당 의원) 특보를 통해 DJ와 극비리에 만난 이후 (1년 후) 대선 직전까지 DJ와 여섯차례 비밀회동을 했다.

나는 "내각제와 정권 교체는 시대와 국민의 요구"라며 지론인 공동집권 5단계 구상을 단계별로 설명했고, DJ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DJ는 "공동집권이 목표이니 나를 믿고 기회를 주면 평생 준비한 경륜을 펴보고 싶다...천주님께 맹세코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건희, 딸 결혼식에 100만원 축의금= 71년에 이건희 당시 동양방송 이사를 알게 된 이후 가끔 만났다.

80년부터 91년까지는 신라호텔 로열스위트 룸이나 개인 영빈관 등지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러나 한 번도 이권과 관련된 부탁을 한 일이 없으며, 정치자금 지원 같은 어색한 일도 벌어 지지 않았다.

만약 큰 정치자금을 제공받았다면 김영삼 정권 등장 후 내 주변을 이 잡듯이 뒤져 드러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2004년 둘째 딸 결혼식 때 이 회장은 축 하금 100만원을 전해와 즐겁게 받았다.

▲김우중, 88년 총선 때 큰 돈 건네= 88년 4.26 총선을 앞두고 김 회장이 끈질 기게 만나자고 해 힐튼호텔 펜트하우스에서 만났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황급히 윗주머니에 봉투 하나를 꺼내어 밀었으나 거절하자 "약소하지만 고생하는 직원들 회 식이나 시켜주시라"고 해 받았다.

청와대로 돌아와 봉투를 열어보니 보좌관실 직원 50여명이 회식을 몇백번 하고도 남을 큰 돈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어 다음날 김 회장을 다시 만나 봉투를 돌려줬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정치인들을 많이 도와드렸는데, 박 보좌관님 같은 분은 처음이다"고 했다.

▲신격호, YS 합당 과정에 도움=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신격호 회장과 YS는 오래전부터 가까운 사이다.

자금 지원도 상당히 해주고 있는 듯하고 깊은 대화를 나 눈다"며 신 회장을 만나 YS에게 합당을 권유하도록 부탁하라는 지시를 받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몇 차례 만났다.

신 회장은 정계 개편이 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고, 변화무쌍한 YS의 마음을 합당으로 돌리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