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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때 느낀 일

홍지영

입력 : 2005.08.10 07:33

익숙해 지기 어려운 프랑스의 <바캉스> 옷 몇 벌을 세탁소에 맡겼다가 찾으러 갔다. 그런데 평일인데도 세탁소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이 아닌가? 문을 살펴보니 휴가 갔다 한 달 뒤에 돌아온다는 쪽지가 붙어 있다. 아차,바캉스 땐데...출장 갔다


익숙해 지기 어려운 프랑스의 <바캉스>

옷 몇 벌을 세탁소에 맡겼다가 찾으러 갔다. 그런데 평일인데도 세탁소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이 아닌가? 문을 살펴보니 '휴가 갔다 한 달 뒤에 돌아온다'는 쪽지가 붙어 있다. '아차,바캉스 땐데...'출장 갔다 오는 바람에 약속 날짜보다 좀 늦게 찾으러 가면서 생긴 일이다. 한 달 뒤에 찾게 되면 그 때는 이미 가을. 결국 세탁소에 맡긴 옷들은 내년 여름이나 돼야 입게 생겼다.

3D 업종은 전부 외국인이...


(샹젤리제 거리의 신문 판매대)

집 근처에 있어 가끔 이용하기는 하지만 이 세탁소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아침 10시쯤 문을 열어 점심 시간에는 두 시간 정도 문을 닫고, 다시 3시쯤 문을 열어 저녁 7시만 되면 장사 끝이다. 다른 프랑스 가게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토요일, 일요일은 논다. 이웃 사람들에게 물어 프랑스에서는 보기 드물게 토요일 늦게까지 영업을 한다는 세탁소를 찾아갔다.

정말 토요일 저녁 때가 다 된 시간인데도 영업을 하고 있다. 들어가 보니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세탁소였다. 일요일에 갑자기 반찬이나 과일 등을 사려면 아랍 사람들이 운영하는 식품점을 찾아가야 한다. 주말은 물론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장사를 해야 하는 길거리 신문, 잡지 판매대(tabac)는 이미 오래 전에 북아프리카 사람들의 손에 넘어갔다. 이렇게 프랑스 사람들이 하지 않으려 하는 이른바 '3D' 업종은 전부 외국인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하루에 35시간을 어떻게 일해요?"

프랑스의 실업률은 10%대로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상위권. 특히 청년 실업률은 20%가 넘어 5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다. 그런데도 힘든 일은 절대 안 하겠단다. 또 하루에 7시간(주 35시간)이상은 절대 일할 수 없단다. 한국 사람들에게 "프랑스는 (주)35시간 근무"라고 했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하루에(24시간 밖에 없는데) 어떻게 35시간을 일해요?"라고 말하더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한국인과 프랑스인의 인생관(?)차이를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 같다.

전체 인구보다 관광객 숫자가 더 많다는 관광 대국 프랑스. 그러나 나라 문을 꼭 닫고도 자급 자족해서 살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유럽의 가장 비옥한 곳에 자리잡아 농산물 풍부하고, 대서양과 지중해에서 각종 해산물은 넘쳐 나고, 넓은 땅에 가축들 풀어 키워서 나오는 육류와 유제품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거기에 각종 첨단 산업과 의학,생명 과학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막 주 5일 근무제를 시작한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프랑스 사람들은 저렇게 놀아도 정말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