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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청에 관여한 적 없다"

정명원

입력 : 2005.08.09 17:00

문희상 열린 우리당 의장 밝혀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당의장 문희상입니다.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최근 문제되고 있는 불법도청과 관련하여 많은 염려를 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저는 국가정보원에 재직하면서 불법도청과 관련하여 어떠한 지휘, 통제, 보고에도 관여한 바 없습니다. 나아가 제가 있을 때에는 불법도청이 없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98년 5월 19일부터 99년 6월 5일까지 약 13개월 동안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정원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을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취임 직후 미림팀 해체를 지시하여 제가 부임할 무렵에는 불법도청에 종사하던 인원들은 이미 대기발령이 난 상태였고, 김 대통령은 전 직원에게 불법도청의 근절을 강력히 지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불법도청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역대 정권에서 자행되어 온 고문, 불법도청, 정치사찰이 없는 3무(無)의 국가정보원을 건설하기 위하여 저는 국정원의 5급이상 전 직원을 일일이 만나서 설득했습니다.

 

더욱이 저는 ‘정보차단의 원칙’에 따라 기조실장으로서 조직과 예산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는 보고계통에 놓여 있지도 않았습니다. 안심하시고 저의 결백을 믿어 주십시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 이번 사건의 해법은 단 하나, 진실규명입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안기부 X-파일의 본질은 국민의 정부가 탄생하기 이전 역대 정권에서 행해져온 도청, 고문, 정치사찰과 그 속에서 이루어진 정계-재계-언론계의 추악한 유착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은 5?16 쿠데타로부터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독재의 사슬,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살한 범국가적 폭압구조가 원흉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문제가 된 도청테이프를 단서로 그 생산과정과 녹음된 내용을 철저히 수사하여 과거 독재정권에서 저지른 대국민 범죄행위의 진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국정원 자체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야당에서 추진 중인 특검 법안은 진실 규명을 위한 검찰과 국정원의 노력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으므로 찬성할 수 없습니다. 검찰수사와 국정원 조사 뒤에도 여전히 미심쩍은 점이 있다면 그 때 가서 특검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야 4당이 제출한 특검 법안에 의하면 수사대상을 93년 2월 25일 이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인권유린의 몸통은 그대로 둔 채 잎사귀만 수사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처사이며, 결과적으로 또 한번의 진실 은폐를 획책하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또한 특검을 하려면 법제정과 임명절차 등으로 3-4개월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촌각을 다투는 마당에 야당이 특검을 고집하는 속내를 알 수 없습니다. 이미 진행 중인 검찰수사와 국정원 자체조사를 믿고 지켜봅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여야 정치권도 적극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진실의 관점에서 보면 올바른 판단이 가능합니다. 방금 살펴본 특검은 현 시점에서 진실규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당과 정부는 진실규명에 보다 적합한 검찰수사와 국정원 자체조사를 지켜보기로 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진실의 관점에서 우리당은 도청테이프의 처리를 위한 특별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70%가 넘는 국민들이 도청테이프에 담긴 내용의 공개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를 공개하는 즉시 처벌을 받게 되어있기 때문에 진퇴양난에 처해 있습니다.

 

따라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특별법의 제정이 필수적입니다. 특별법을 제정해서 테이프 내용을 합법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개범위와 시기, 방법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만약 특별법이 없다면 진실 공개에 따른 극심한 갈등을 겪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 투명사회 건설로 선진한국을 앞당깁시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어제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진실을 막을 힘은 대통령에게도 없다”고 말하면서 진실규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였습니다. 우리당도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정파간의 이간질을 부추기는 정략적 책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땅에서 다시는 음습한 비리와 불법의 고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힙시다. 얼토당토 않은 뒤집어씌우기로 진실을 호도하고 국면을 모면하려는 얄팍한 술수에 대하여는 단호히 대처합시다.

 

이미 관련 기업과 언론사 그리고 국정원도 고해성사의 심정으로 국민 앞에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유독 이 모든 사태의 진원지인 한나라당은 단 한 마디 사과의 말도 없습니다. 남의 눈에 있는 티는 보면서 자신의 가슴에 박힌 대못은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을 스쳐지나가는 바람쯤으로 여겨서는 역사의 발전을 이룰 수 없습니다. 우리사회의 어두운 관행을 뿌리 뽑고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한 기초공사를 하는 각오로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선진한국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진실이 입을 열면 거짓은 침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당원동지 여러분의 앞날에 무한한 발전과 행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