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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게] 90년 전통 '낙원떡집'

이병태

입력 : 2005.08.0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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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동 떡집 골목.

세월에 밀려서 한 때 30여개에 달했던 떡가게는 이제 여섯개만 남아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가게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가게는 90년 전통을 자랑하는 '원조 낙원떡집'입니다.

전통미를 살린 20여평 가게에서 능숙한 솜씨로 인절미를 만드는 이광순 사장!

3대째 전통의 맛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가게에서 만드는 떡은 전통떡에서 웰빙열풍을 겨냥한 영양떡까지 30여가지입니다.

오색경단을 비롯해 궁중의 맛을 이어오기에 세월의 연륜만큼이나 오랜 단골이 많습니다.

30년 단골인 원로 방송인 송해씨는 근처 사무실을 들를 때 마다 이 가게부터 찾습니다.

[송해/방송인 : 음식은 정성이라고 그러잖아요. 언제 먹어봐도 변치않는 맛. 꼭 여기와 떡을 사다가 낮 한때, 간식을 떡으로 좀 넘겨봐라. 그러면 다 그렇게 좋아라 그래요.]

한결같은 맛은로 명성을 이어온 이 가게 창업주는 이 사장의 외할머니!

궁녀에게 떡 만드는 법을 배운 창업주는 지난 1915년, 집에서 떡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밀려들자 지난 1940년, 낙원시장에 '낙원떡집'이란 상호로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 후 어머니가 가게를 물려받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떡일을 배운 이사장은 37살인 지난 1980년, 3대째 가업을 이어받았습니다.

[이광순 대표/원조 낙원떡집 : 너무 힘들어서 철 없을 땐 너무 싫었어. 그러다 (어머니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시면서 그래도 너가 맏딸이고 너밖에 배울 사람이 없다고 그러셔서 제가 하기 시작한 거에요.]

가게를 인수한 후, '원조 낙원떡집'이란 상표등록을 한 이 사장이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철학은 정성입니다.

[이광순대표/원조 낙원떡집 : 떡은 정성과 공을 들여서 해야만 된다 그랬기 때문에 그걸 하나도 잊지않고 아주 옛날식으로 엄마가 배웠던 그대로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떡가루를 내고 떡을 찌는 것 외에 전통방식 그대로 돌절구에 떡을 치고 일일이 수작업을 합니다.

새벽 3시부터 시작되는 떡집의 하루는 고단함의 연속입니다.

떡을 써느라 손바닥에 피가 마를 날이 없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창업이래 단 하루도 쉬지않고 떡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단골손님에 대한 고마움때문이었습니다.

[이광순 대표/원조 낙원떡집 : 그 할아버지도 막 병원에서 돌아가실 것 같은데도 낙원떡집 떡을 먹고 싶다 (하고), 백일떡 해가신 분이, (커서) 결혼 떡 해가지시는 분도 있어요. 그 정도로 우리 떡집을 사랑해주시고 많이 찾으니까 쉴래야 쉴 수도 없고, 버릴래야 버릴수도 없었어요.]

떡중에 최고로 치는 두텁떡은 궁중떡의 진수입니다.

이사장은 요즘, 가업으로 내려오는 비법을 4대째 대물림을 준비중인 아들에게 전수하고 있습니다.

아들은 가업을 잇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일년전 생각을 바꿨습니다.

[김승모/아들(4대째 대물림 준비중) : 빵, 케이크 이런 식의 서양 먹거리가 아니라 우리 것도 누구나 다 편하게 접할 수 있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애착을 갖게됐죠.]

90년대 이후, 패스트푸드에 밀려 떡이 설자리를 잃어가면서 호황기에 비해 매출이 30%가량 줄었습니다.

최근 이사장은 차세대 주자인 아들의 제안으로 인사동에 분점을 냈습니다.

웰빙열풍에 맞는 다양한 소재의 영양떡과 테이크 아웃으로 떡값 거품을 빼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과거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세월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에서 이 가게의 또 다른 생명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