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문명기 5권BR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BR(At of Mosaic and G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BR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1. 그리스 1)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1. 그리스
1)코린토스(Korinthos)
2)스파르타(Sparata)
3)코스(Kos)--오늘 이야기
4)델로스(Delos)
5)로도스(Rhodes)
3)코스(Kos) 1
◆1. 아네모네의 향연
코스(Kos)섬은 에게해 도데카네세(Dodecanese) 제도에 속한다. 도데카네세는 12개의 섬이라는 뜻으로 코스가 중심섬이다. 누런 황사에 아연실색(啞然失色)하고 마는 우리네 4월과 달리 코스섬은 녹색의 향연 그 자체다. 공항에 내려 시가지로 20여분 달리며 펼쳐지는 들판 풍경은 장면마다 맑은 채색 수채화다. 특히, 풀밭 사이사이에 핀 아네모네(Anemone) 꽃의 향연은 구구한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줍음을 간직하려 애쓰지만, 타고난 색기를 흘리며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푸른 잔디 위로 내미는 아네모네. 살랑이는 약한 바람에도 누구를 유혹하려는지 스스로 제몸을 흔들어대는 아네모네는 그러나, 품고 있는 사연이 구슬프다.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았던 미남자 아도니스의 억울한 죽음을 간직한 꽃이기 때문이다. 연인은 서로 닮은꼴이라고 하던가? 붉디붉은 꽃 아네모네의 자태는 빼어난 용모에서 맥이 닿았던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의 비련 만큼이나 애처롭다. 진홍색 아네모네는 4월의 섬, 코스를 상징하는 꽃으로 손색없다.
|
|
코스. 아고라 유적. 4월의 코스섬은 낙원을 연상시킨다. 온화한 기후에 푸른 벌판, 여기에 붉게 피어난 아네모네 꽃이 선계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사진은 고대 그리스 시절 아고라 유적.ⓒ김문환 |
여기서 잠깐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의 전설을 살펴보자. 아프로디테가 어느날 아들 에로스와 쉬고 있다가 그만 에로스가 갖고 놀던 사랑의 화살에 찔리고 말았다. 에로스의 금빛 화살에 찔리면 누구든 처음 보는 이성과 사랑을 해야 한다. 마침 근처를 지나던 아도니스(이렇게 억세게 운좋은 남자가 또 있을까?)는 아프로디테의 연인이 된다.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느 24시간을 붙어 살며 사랑을 나눴다. 그러던 어느날 아프로디테가 잠시 제우스의 부름으로 하늘로 올라간 사이. 멧돼지 사냥을 하던 아도니스가 그만 거꾸로 멧돼지에 물려 죽고 말았다.
아프로디테는 슬피 울면서 신만이 마시는 신성한 음료 암브로시아를 아도니스의 가슴에 부었다. 암브로시아에 섞여 흐른 아도니스의 피에서 꽃이 피어났다. 아네모네다. 불사의 신과 부초(浮草)처럼 덧없는 삶의 인간이 사랑해 피어난 꽃 아네모네. 바람처럼 부질없이 금방 피어났다가 시들어 버리는 아네모네는 이렇게 생겨났다. 일설에는 아프로디테의 애인이던 전쟁의 신 아레스가 질투를 하는 바람에 아도니스가 죽었다고도 한다. 아프로디테의 마음을 아도니스에게 빼앗긴 데 격분해 아레스가 멧돼지로 변신했고... 사냥 나온 아도니스를 처치했다는 것이다. 아! 질투란 무엇인가? 인간세든 신의 세계든 질투없는 삶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질투만큼 잔인한 것이 또 있을까?
◆2. 유로파의 집 모자이크(House of Europa)
|
|
유로파와 제우스. 3c 작품으로 추정된다. 제우스가 유로파를 탐하던 끝에 소로 변해 유로파를 납치한다. 이 장면 때문에 집이름을 유로파의 집으로 부른다. 유로파의 발치에 있는 오물에서 안타까운 문화재 보존실태를 잘 들여다 볼 수 있다. 코스. ⓒ김문환 |
아테네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코스공항에 내린다. 한적한 공항에 버스나 택시가 드문데... 간신히 버스를 타고 아름다운 들판을 가로질러 20여분 달리면 항구가 있는 시가지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고 온 길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잡풀에 뒤덮인 서부 발굴지구(Western Excavation Zone)가 나타난다. 코스섬의 신시가지는 옛 그리스 로마시대 주거지역 폐허 위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많은 고대 유적이 현대 건물 아래 묻혀 있다. 일단 건물이 없는 공터부터 발굴을 진행하는 중이다. 고대 유적과 현대 주거지가 뒤섞여 다소 어지러운 면도 있지만, 수천년 동안 인간의 삶이 같은 장소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에 숙연함마저 감돈다. 유적인지 폐허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뒤엉킴 속에 근처 민가에서 개 짓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우리네 고향집 누렁이가 짓는 소리는 정감 어린데... 이와 달리 어찌나 사납고, 또 덩치는 어찌나 큰지. 개인가? 괴물인가?
겁에 잔뜩 질렸지만, 개짓는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비한 힘에 밀리듯 아니면 이끌리듯 풀속을 헤집고 나가다 보면 문득 허름한 곳간이 나타난다. 개똥을 피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헛간 안을 들여다 보면 눈이 번쩍 뜨인다. 벌거벗은 아름다운 여인이 누워 있는 게 아닌가! 호기심 삼아 눈을 다시 뜨면 곧 나부(裸婦)의 포로가 된다. 아니, 정확히 여체(女體) 모자이크에 빠져 든다. 유로파의 집(House of Europa) 모자이크다. 유로파가 황소의 등에 올라탄 모습을 그렸다. 유로파는 누구인가? 페니키아 공주로 빼어난 용모의 소유자였다. 그녀를 탐내던 제우스가 소로 변해 유로파를 유혹하는데... 유로파가 잠시 소의 등을 쓰다듬는 순간 소는 유로파를 등에 태우고 줄행랑을 놨다. 어디로? 크레타 섬으로. 여기서 태어난 아들 가운데 한명이 미노스 왕이다. 의붓아들(?)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미궁(迷宮)을 만들었던 비운의 왕.
|
|
유로파. 알몸의 유로파 모습만 따로 떼어내 봤다. 소와 유로파의 눈길이 제각각이다. 유로파의 몸이 인체비례에 맞게 잘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풍만함이 잘 드러난다. 코스. ⓒ김문환 |
모자이크는 제우스인 소가 유로파를 납치하는 장면인데, 관람객은 두번 놀란다. 먼저, 아름다운 유로파의 모습. 두번째,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유로파와 제우스 모자이크가 온통 벌레의 분비물과 흙으로 어지럽게 더럽혀져 있는 사실. "아니, 유적을 이렇게 관리 하다니. 그것도 아름다운 유로파를..." 훼손, 방치된 모자이크가 지중해 주변에 한 두점이 아니지만, 이것은 해도 너무 한 것 아닌지... 코스섬은 아름다운 풍광 만큼이나 빼어난 수준의 모자이크가 그리스 로마시대의 전설을 들려준다. 박물관에도 모셔져 있지만, 이렇게 현장 유적에 방치되듯 말이다. 유로파의 집에서는 많은 조각과 프레스코도 발굴됐다.
◆3. 파리스의 심판 모자이크(Judgement of Paris)
|
|
파리스의 심판 전경. 2c 말 작품으로 추정된다. 가로 14.2m, 세로 6.65m의 대작이다. 바닥 보호를 위해 지붕을 씌워 놔 전체를 바라보며 촬영할 수 없어 아쉽다. 아래쪽으로 파리스의 심판 장면, 그 위로 음악의 요정들인 뮤즈, 그리고 상단에 검투 장면이 담겼다. 코스. ⓒ김문환 |
유로파의 집에서 서쪽으로 난 로마시대 동서대로(東西大路, 데쿠마누스 막시무스)를 따라 백여m 올라간 뒤 다시 오른쪽으로 꺽어 남북대로(南北大路, 카르도)를 북쪽으로 2백여m 가면 뜻하지 않게 고대 그리스 신화 최대의 사건 속으로 빠져 든다. '트로이 전쟁'의 도화선이 된 유명한 일화의 현장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3명의 여신 즉,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를 놓고 누가 최고의 미인인지 가려내는 [파리스의 심판].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분쟁의 여신 에리스가 던져 놓고 간 사과. 사과의 주인공은 최고의 미인이라는 뭔가 불길한 말을 남기고 떠난 에리스의 계략에 신들은 대분란, 인간은 아비규환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이 트로이 전쟁인데, 전쟁의 불씨는 바로 이 파리스의 심판에서 비롯된다. 파리스가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주는데, 아프로디테는 파리스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그 여인은 유부녀 헬레네였으니. 비극의 씨앗.
|
|
파리스와 헤르메스, 아프로디테. 왼쪽 나무 아래 파리스가 앉아 있다. 그 옆에 제우스의 뜻을 전하는 헤르메스, 오른쪽으로 아프로디테가 서 있다. 아프로디테의 얼굴은 훼손됐다. 코스. ⓒ김문환 |
코스섬에 남아 있는 [파리스의 심판] 모자이크는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중인 [파리스의 심판] 모자이크 보다 보존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규모는 무척 크다. 가로 14.2m, 세로 6.65m나 되는 대작이다. 그만큼 웅장하고 화려했던 저택임을 말해준다. 유로파의 집에서 처럼 바닥에서 걷어 내지 않고, 로마시대 설치한 상태 그대로 바닥에 뒀다. 중심에 파리스의 심판 장면을 묘사하고, 주변으로 음악을 관장하는 9명의 뮤즈가 들러리를 선다. 또, 로마 시대 대중을 흥분시키던 빅 이벤트 검투장면 모자이크도 에워싼다. 검투 장면은 비교적 다양한 싸움동작을 그려 볼거리가 된다. 인상적인 것은 검투사의 이름과 맹수의 이름을 일일이 적어 놓은 점이다.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떠돌며 목숨 내놓고 싸우는 검투사와 짐승에 까지 이름을 붙여 놓고 열광하던 당시 풍속도를 읽을 수 있다. 색이 바래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특히 파리스의 심판장면에서 아프로디테의 얼굴은 제대로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다.
|
|
헤라와 아테나. 앞 그림 즉 파리스와 헤르메스, 아프로디테의 오른쪽에 이어지는 장면이다. 전체그림으로 보면 왼쪽에 아프로디테가 서있고, 가운데 헤라가 앉아 있으며 오른쪽에 아테나가 투구를 쓴 채 서있다. 코스. ⓒ김문환 |
|
|
|
아폴론과 탈리아. 파리스의 심판을 둘러싸고 있는 아폴론과 9명의 뮤즈. 왼쪽에 아폴론이 자신을 상징하는 월계관을 쓰고, 키타라를 들었다. 아폴론은 음악을 관장한다. 그옆으로 탈을 든 뮤즈의 한명 탈리아가 서있다. '탈리아'라는 그리스 문자가 선명하다. 탈리아는 희극을 관장한다. 코스. ⓒ김문환 |
|
|
플루트를 든 에우테르페. 9명의 요정 가운데 플루트를 든 음악요정 에우테르페의 모습이다. 헤시오도스의 분류에 따르면 9명의 뮤즈는 칼리오페(서사시), 클리오(역사), 에라토(서정시), 에우테르페(음악), 멜포메네(비극), 폴리힘니아(종교), 테르프시코레(춤), 탈리아(희극), 우라니아(천문)을 관장한다. 제우스의 딸들이다. 코스. ⓒ김문환 |
|
|
|
검투장면 1. 팔보호대를 찬 검투사가 맹수와 맞붙는다. 검투사의 이름은 '고르고니스'라고 씌여 있다. 코스. ⓒ김문환 |
|
|
검투장면 2. 검투사가 맹수의 공격을 받는다. 맹수에 물린 검투사의 이름은 스볼리스. 맹수의 이름도 나온다. 곰으로 보이는 맹수는 노리케. 코스. ⓒ김문환 |
|
|
|
검투장면 3. 검투사 코클라스가 소 아에리스의 뿔에 받혀 넘어져 겁에 질진 표정으로 도망간다. 코스. ⓒ김문환 |
|
|
검투장면 4. 검투사는 바닥에 나뒹굴고, 맹수는 흥분해서 날뛴다. 코스. ⓒ김문환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