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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코린토스-그리스

김문환

입력 : 2005.08.01 12:58

지중해 문명기 5권BR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BR(At of Mosaic and G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BR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1. 그리스


-- 지중해 문명기 5권--

모자이크로 읽는 그리스 로마 문명
(Art of Mosaic and Greco-Roman Civilization)

--고대의 삶과 사랑--


2장. 테세라 모자이크의 세계

1. 그리스

1)코린토스(Korinthos)--오늘 이야기

2)스파르타(Sparata)

3)코스(Kos)

4)델로스(Delos)

5)로도스(Rhodes)

 

1)코린토스(Korinthos)

 

이제 따분한 모자이크 역사 얘기를 마치고,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모자이크 탐방이다. 모자이크의 원조인 그리스부터 시작해 각국을 돌며 유적에 남아있거나 박물관에 소장중인 작품들을 하나씩 감상해 본다. 흥미진진한 신화의 세계부터 사람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상사,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까지. 하나하나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모자이크를 접하며 고대 그리스 로마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다.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방식으로 살았는지, 그리고 그들의 꿈과 사랑은 무엇이었는지 더듬는 기회가 될 것이다.

 

1. 그리스(Greece)

 

그리스는 모자이크의 원조국가지만 오늘날 남아있는 모자이크는 다른 나라에 비해 그리 많지 않다. 왜 그럴까? 그리스 문명의 특성을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본토뿐 아니라 에게해 여러 섬, 이탈리아 반도, 시칠리아, 프랑스 남부 해안, 흑해 연안, 터키, 오리엔트 각지, 이집트, 북아프리카 해안으로 광범위하게 진출해 문명을 발전시켰다. 오늘날 이 지역 대부분은 아랍어를 사용하며 이슬람교를 믿는다. 하지만, 그리스 아르카이크기(B.C 8c)는 물론 B.C 5c의 고전기를 거쳐 알렉산더가 정복을 시작한 B.C 4c를 지나 이슬람이 둥지를 튼 7c 까지, 또 일부지역은 15c 비잔틴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 그리스인들이 활동했다. 당연히 그리스어를 사용하던 그리스 문화권이었다. 그리스 문화가 그리스 본토로 제한되지 않고, 지중해 전역으로 퍼졌다는 얘기다. 로마 시대에도 공식언어 라틴어 대신 그리스어가 더 자연스러웠다. 상업과 학문, 예술분야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그런 만큼 그리스에서 출발한 문화예술이라 해도 그리스 본토보다 주변 지역에서 그 흔적을 더듬기 쉬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모자이크가 특히 그렇다. 원조 메밀국수 집에 갔더니, 주방장이 옆집으로 옮긴 탓에 원조집은 썰렁하고 옆집이 더 맛있게 된 모양새다. 그렇다고 그리스 본토에 남아있는 모자이크의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남아있는 작품이 좀 적다는 의미다. 자갈 모자이크를 비롯해 헬레니즘풍 테세라 모자이크까지 모자이크의 세계를 전해주는 햇 배추 고갱이 같은 작품들이 비록 풍부하지 않아도 당시 시대상을 들려 주기에는 충분하다. 그리스 각 지역별로 유적과 박물관의 모자이크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

 

◆1. 코린토스는?

 

코린토스(Korinthos) 혹은 코린트(Corinth)라고 부른다. 우리말 성경에서 '고린도'로 번역되는 지역이다. 아테네와 가까워 한국에서 떠나는 단체관광도 이곳에 들린다. 그리스 본토와 펠레폰네소스 반도, 아드리아해와 에게해를 연결하는 길목인 탓에 일찍부터 상업이 번창하고 문화가 융성했다. B.C 8c 이후 코린토스는 그리스 문명권의 주요 도시로 떠오르며 B.C 6c 코린트 양식이라는 도자기를 만들어 낼 정도로 번영을 누렸다. 당시 도자기는 문명생활에 가장 중요한 산업인데 요즘으로 치면 세계적인 가전 메이커인 삼성이나, LG, 소니, 도시바가 생산해내는 제품들로 여기면 쉽다. 요즘 전자업체들이 전세계를 누비듯이 코린토스를 출발한 도리아인들은 B.C 733년 시칠리아 등지로 퍼져 해외 식민도시를 만들었다. B.C 3c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헬레니즘 최대의 도시로 군림하던 시라쿠사도 코린토스인들이 만들었다는 사실에서 코린토스의 위력과 번영상을 읽을 수 있다.

 

코린토스 신전 유적. B.C 7c -B.C 6c 그리스 문명권에서 번영을 누렸던 고대 도시. 성경 '고린도 전서'의 도시 '고린도'가 코린토스다. ⓒ김문환

코린토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대단한 기세로 무역을 발전시키다 B.C 146년 로마에 완전히 파괴당한 코린토스. 다행히 B.C 44년 카이사르 시절 재건돼 신약성서 '고린도 전서'가 나올 만큼 옛 영광을 되찾았다. 초기 기독교는 부유하고 국제적인 면모를 지니는 대도시에서 세를 넓혔다. 대도시에 가야 굶주리고 헐벗은 인민들을 만날 수 있던 탓이다. 476년 서로마제국 붕괴 뒤에도 동로마 아래서 명맥을 유지했지만, 521년 대지진으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여기에 1858년 다시 한번 절망적인 지진이 일어나 복구불능이 됐다. 이때 주민들은 구시가지를 떠나 5km 북동쪽에 새 코린토스 시가지를 만들어 오늘에 이른다. 이후 원래 코린토스는 황폐한 유적지로 변했다. 요즘 코린토스 유적지를 찾으면 썰렁한 느낌을 받는다. 도리아 양식의 신전 기둥 몇 개와 도로, 상수도등의 유적이 산새들 지저귐 속에 쓸쓸하게 관광객들의 수다를 듣는 정도다. 물론 도로의 경우 지금도 감탄을 자아낼 만큼 훌륭하게 원형을 간직하고 있지만...

 

◆2. 코린토스 모자이크의 세계

 

1892년 유적 발굴이 시도됐던 코린토스에는 유적지 입구 한구석으로 박물관이 자리한다. 1932년 미국 고고학회가 건축해 1934년 그리스 정부에 넘겨준 성과물이다. 박물관에서 우리의 탐방소재 모자이크가 기다린다. 박물관 입구에서 첫 만남이 시작되는데... B.C 460년경 만들어진 자갈 모자이크가 소중하게 제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아쉽지만, 촬영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현장을 돌면서 자주 겪는 일이다. 독수리 머리에 사자 몸을 가진 그리스 신화속 그리핀(Griffin)이 말을 공격하는 장면인데... 자갈 모자이크 초기 작품 가운데 한점으로 1976년 발굴된 목욕탕 바닥에서 출토했다.

 

자갈 모자이크를 지나 코린트 양식 도자기들을 거쳐 박물관 왼쪽 로마관으로 들어가면 로마시대 빌라에서 걷어낸 모자이크가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4점의 로마시대 테세라 모자이크가 예술적 감각을 뽐내며 전원의 한가롭고 여유로운 풍경을 운치있게 표현한다. 헬레니즘 시대 유행했던 목가적인 정경의 소재다. 로마시대 작품이지만 지역적으로 헬레니즘의 영향권이던 그리스 본토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마당을 한가로이 거니는 수탉은 마치 무대를 이역만리 무궁화 동산의 6,70년대 시골 초가집 앞마당으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다. 추억을 떠올려주는 묘사가 정겹다. 일을 하는 듯 휴식을 취하는 듯 피리를 불며 가축을 돌보는 목동의 모습 역시 금수강산의 풍요로운 초가을 들녘과 닮았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서 이제 막 패기 시작한 벼이삭을 지키기 위해 징을 치며 참새를 쫓던 초동의 앙증맞은 모습 그대로다. 젖어드는 감흥이 마치 30년 전에 멈춰 버린 앨범속 빛바랜 사진에서 이제는 사라져 버린 고향의 추억을 한장씩 들춰 내는 느낌에 버금간다.

 

피리부는 목동과 소. 체인 무늬로 둘러쳐진 테두리 안의 엠블라마 작품이다. 헬레니즘 풍임을 말해준다. 나무에 기대 피리부는 목동과 전원속의 소떼들이 목가적으로 잘 그려졌다. 2c 작품으로 로마 빌라에서 출토됐다. 코린토스 박물관. ⓒ김문환

피리부는 목동. 벌거벗은 채 알맞은 몸매에 포동하게 살이오른 얼굴에서 평화와 안정, 휴식, 노동이 한데 어울어져 경계가 허물어짐을 느끼게 된다. 코린토스 박물관. ⓒ김문환

수탉과 포도송이. 잘 익은 포도송이가 바닥에 나뒹굴고, 울긋불긋 아름다운 무늬의 수탉이 포도송이를 쪼으려 고개를 숙인 모습이 우리네 시골 풍경과 닮았다. 입체감을 준 기하학 무늬로 테두리를 쳤다. 코린토스 박물관. ⓒ김문환

염소. 뿔이 달리고 수염이 긴 염소. 더위 속에 나무 그늘에 앉아 쉬는 모습이 한가롭다. 밑으로 물통이 보인다. 우리식의 '오뉴월 답싸리 밑 개팔자'를 연상시킬 만큼 목가적이다. 2c 작품. 코린토스 박물관. ⓒ김문환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 얼굴. 삼각형을 소재로 한 기하학 무늬 속에 물결모양의 원에 둘러싸인 디오니소스의 얼굴이 자리한다. 2c 작품으로 로마시대 빌라에 설치했던 작품이다. 코린토스 박물관. ⓒ김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