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오래된 가게] '원조' 충무김밥

이병태

입력 : 2005.07.28 09:47

동영상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경상남도 통영시.

아름다운 자연경관만큼이나 바다가 낳은 맛의 고장이기도합니다.

20여년 전 여객선 터미널이 있던 문화마당거리에 이 지역 맛의 대표주자인 충무김밥 골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0여개 가게들마다 오랜 역사를 앞세운 이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는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원조 뚱보 할매집'입니다.

'원조'라는 이름에 걸맞게 충무김밥의 탄생지인 이 가게에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고객 : 거제도에 휴가왔는데 충무쪽에 충무 김밥 원조가 있다고 해서 찾아왔거든요. 쫄깃하면서 담백하면서 참 맛이 좋은것 같아요.]

[고객 : 조금 맵다. 맛있어요.]

[고객 : 김하고 해산물 맛이 싱싱한것 같습니다.]

담백한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충무김밥 전통은 지난 1994년 창업주 어두이 할머니가 작고한 뒤 막내 며느리가 2대째 가업을 잇고 있습니다.

젊은시절, 창업주는 생계수단으로 여수와 부산을 오가는 여객선상에서 김밥행상을 했습니다.

여름철 더위에 김밥이 자주 상하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습니다.

고민끝에 어두이 할머니는 옛날 어부들이 바다에 나갈 때 도시락이 상하지 않게 밥과 반찬을 따로 만들듯이 충무김밥을 개발했습니다.

대나무에 오징어와 홍합과 어묵을 끼운 반찬은 관광객들 사이에 술안주와 별미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인환/막내 아들 : 지금은 대량판매를 하니까 꼬쟁이에 끼우지 않았어요. 그때는 쭈꾸미,홍합, 오징어, 한치, 호래기, 꼴뚜기로 이 종류로 한 6가지가 됐습니다.]

그 후 유람선 선착장 안에 한평짜리 가게를 얻어 장사를 하면서 맛깔스런 맛뿐 아니라 '뚱보할매'라는 애칭처럼 넉넉한 인심덕에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황방춘/상인 : 인심도 좋고 사러가면 한 개라도 더 주고 야박하게 안했지, 할매가. 많이들 줄을 서서 샀어. 싸기가 바빴어.]

충무김밥이 전국적인 별미로 등장한 계기는 전국 108개 향토 음식업체가 참가해서 맛을 겨루는 국풍 81에서 매상 1위를 기록하면서부터입니다.

자연히 매출은 상승세를 탔고 가게 평수를 늘려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습니다.

60년 전통의 맛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최고의 재료를 고집한 창업주의 장사철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윤흥석/막내 며느리(2대째 대물림) : 아무리 몸이 아파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반찬으로 나가는 오징어 그걸 경매를 봐요, 직접. 좋은 물건을 사서 작게 남더라도 많이 팔아야 한다. 장사 성공하는 길은, 항상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이런 정성이 멸치젓갈에 삭힌 아삭한 무김치와 먹음직스런 오징어 무침과 쫄깃한 김밥이 어우러진 이 집 특유의 맛을 유지해온 비결입니다.

충무김밥이 인기를 끌면서 오래전부터 주변에서 가맹점을 내라는 유혹도 많지만 거절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윤흥석/막내 며느리(2대째 대물림) : 돈보다는 맛을 유지하고 싶어요. 끝까지. 아무래도 여러 곳에 분산하면 통영 본점에 신경을 덜 쓸 것 같고 그런 것 때문에 안 하고 있어요.]

원조 간판을 내건 가게들의 행진이 줄을 잇는 요즘 옹골차게 충무 깁밥의 맛을 지켜온 노력이 오랜 세월, 명성을 이어온 비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