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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고대 담장개방 '눈가리고 아옹'

정형택

입력 : 2005.07.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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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도심에 녹지 공간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대학의 담장을 허무는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대학이 당국의 예산을 지원받아 담장을 허문 뒤, 또 다른 담장을 설치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현장 연결합니다.

정형택 기자! (네, 서울시청입니다.) 먼저, 사업 추진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대학 담장을 허물고 녹지 공간을 조성해 학교와 지역 주민 모두에게 쾌적한 쉼터를 제공한다는 취지입니다.

지금부터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해 9월 16일.

고려대는 천 784m에 이르는 외곽 담장을 허물겠다고 밝혔습니다.

담장이 사라진 자리에는 왕벗나무 등 44종 5만 2천여 주의 수목을 심어 녹지를 조성한 뒤 주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공익사업이어서 서울시가 사업비 13억 9천만원 전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0여 개월이 지난 지금.

담장이 사라져 탁 트인 공간에는 평의자 등 편의시설이 새로 자리 잡았고 주민들에게 훌륭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넓고 편하고 좋죠. 깨끗하고, 우선 푸른 것을 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는 담장과 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또, 일부 구간에서는 새로 펜스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돼 담장 개방 사업 본연의 취지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모두 천140m 구간에 새로 펜스가 설치될 예정이며, 이미 752m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 경제가, 돈이 넘치나 보죠, 학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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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담장을 허문 자리에 일부러 다시 펜스를 세운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고려대는 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급경사 지역에 펜스를 설치해 안전사고를 막겠다는 것인데요, 바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함께 보시죠.

고려대는 새로 펜스를 설치하는 가장 큰 이유로 안전을 꼽았습니다.

안암병원 뒤쪽 길 등 급경사 길에 펜스가 설치될 예정이라며, 담장개방 본연의 취지가 후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급경사 길에서 동절기에 미끄럼 사고 같은 안전사고의 발생을 막기 위해 투명 펜스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또, 투명 펜스를 설치해 주민편의와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학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눈 가리고 아옹' 식의 담장개방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14억에 가까운 시 예산을 들인 만큼 주민편의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전이 문제가 된다면 펜스를 세워 출입을 막는 것보다 계단 같은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지난 2002년 중앙대를 시작으로 시내 6개 대학에서 학교 담장 허물기가 진행되면서, 녹지공간 확보는 물론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려대의 펜스 설치로 담장 허물기 사업이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지적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