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종중 관련 '딸들의 반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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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성인 남자만을 종중, 즉 문중의구성원으로 인정해온 기존의 관습법이 대법원에서 깨졌습니다. 남녀 평등을 가로막아온 또 하나의 장애물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입니다.

먼저 손석민 기자입니다.

<기자>

"결혼한 딸들도 종중원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이른바 딸들의 반란이 성공했습니다.

용인 이씨 사맹공파 여성들이 종중 회원으로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만세, 만세, 정말 감사합니다.]

47년만에 판례를 바꾼 대법원은 지난 70년대 이후 급격한 사회 변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도시화, 핵가족화로 제사 등 어른을 모시는데 아들과 딸의 차이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최종영/대법원장 : 남녀 평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 온 우리의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더 이상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의 효력은 선고일인 오늘(21일) 이후부터 적용된다고 대법원은 못박았습니다.

따라서 사맹공파가 지난 99년 종중 소유의 땅을 판 돈 3백50억원을 남성에게는 1억 5천만원씩 준 반면 기혼 여성들에게 2천2백만원씩만 준 종중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게 됐습니다.

[이정석/대법원 공보관 : 이번 판결이 소급적용될 경우 과거의 종중결의는 위법한 것이 되고 그로 인해 엄청난 법적불안이 야기될 것입니다.]

호주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남성에게 우월한 지위를 부여해온 기존의 관습법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