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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중근 계획' 반년간 극비 추진

정승민

입력 : 2005.07.13 19:48|수정 : 2005.07.1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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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이번 중대 제안의 코드명은 안중근 계획이었습니다. 안중근이라는 이름과 대북 중대제안이 무슨 연관성이 있는 지, 바로 떠오르지 않으시지요? 정부는 이번에 이 비밀코드명을 정할 때 바로 이렇게 관련성이 없고 비밀스러운 점에 착안했다고 합니다. 또한 안중근 의사가 남북한에서 모두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점도 고려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사상과 이번 대북제안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점도 상징적으로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6개월만에 베일을 벗게된 안중근 계획, 어떻게 추진돼 왔는지 정승민 기자가 알려드리겠습니다.

<기자>

대북중대제안의 밑그림이 처음 그려진 것은 지난 1월.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습니다.

대북 경수로 건설사업이 중단돼버린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측 양쪽을 모두 설득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 북핵문제의 새 돌파구를 만들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리고 2월 15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북전력 공급계획을 보고받았습니다.

이후 '안중근 계획'으로 이름 붙여진 채 10여명의 정부 요인만 알고 있는 특급 비밀로 처리됐습니다.

철통같은 보안속에서 지난 5월 16일 남북차관급 회담에서 '중요 제안'이라는 이름으로 첫 운을 떼고 등장했습니다.

[이봉조/통일부 차관 : 북핵문제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중대 제안을 준비중에 있으며, 내용과 관련해서는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안중근 계획의 정확한 내용이 북측에 전달된 것은 지난 6월17일 김정일-정동영 단독면담 때였습니다.

[정동영/통일부 장관 : 우리 정부가 구상한 중대 제안을 설명했습니다. 신중히 연구해서 답을 주겠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우리정부는 그 직후 미국을 시작으로 6자회담 당사국에게 '중대제안'의 내용을 모두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지난 9일 6자회담 복귀의사를 밝힘에 따라 정부는 6달 가까이 추진해왔던 '안중근 계획'의 전모를 전격 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공개가 다소 빠르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략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 때를 맞춰 국민들에게도 공개해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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