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취임 직후 기자들에게 “제 식구 봐주기는 없다”며 인천지검의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에 대한 1차 수사팀에 대한 감찰 문제를 거론했었는데 자신이 임창욱 씨의 변호인 명단에 올랐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취임 직후 기자들에게 “제 식구 봐주기는 없다”며 인천지검의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에 대한 1차 수사팀에 대한 감찰 문제를 거론했었는데 자신이 임창욱 씨의 변호인 명단에 올랐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감찰의 대상은 임창욱 씨에 대해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려 사실상 수사를 중단해버린 것이 적절했느냐는 것인데 자신이 변호인으로 올라 있었으니 난감하게 된 것이지요. 변호인 입장에서는 사건에서 성공을 한 셈인데 지금은 그렇게 변호인이 성공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감찰 여부를 결정해야 할 처지가 된 겁니다.
어제 한 방송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자 조선일보가 1면에서 이 문제를 크게 다뤘고 동아일보도 제법 크게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연합뉴스도 어젯밤 이 기사를 자세하게 송고했습니다. 다른 신문 등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언급하고 지나갔습니다.
천정배 장관 본인은 임창욱 씨 사건을 수임한 법무법인 해마루의 소속 변호사로서 자동적으로 변호인단에 이름이 올라간 것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은 종종 있습니다. 직접 변론을 하기는커녕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객관적으로도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 측면이 있습니다. 직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어제 헌법재판관 임명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조대현 변호사와 관련해서 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 당시에 변호인단에 이름이 올라있었던 것과 관련해 한 차례 논란이 있었고요, 또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의 삼성그룹 고문변호사 경력과 삼성의 헌법소원 심사 과정에 참여할 것인지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김승규 전임 법무부 장관도 장관 취임 직전 불법 대선자금 관련자의 변호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서 이 문제를 특별히 시비 건 기억은 없습니다. 국회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법규정 때문에 많은 법조인 의원들이 사건을 수임하고 심지어 법정도 들락거리지만 그렇게 강하게 문제제기한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법조인 의원들이 한편으로는 사건을 수임해 돈을 벌면서 국회의원 일을 하는 일은 어렵게 됐습니다만 이미 겸직을 해온 사람들로서는 언젠가 한 번 터질 일이 터진 셈입니다.
하지만 딱히 천 장관이 지금 무엇인가를 책임져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변호사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뢰가 있으면 변호를 해야 하는 것이고 겸직이 제도적으로 허용된 상황에서 소속 법무법인이 하는 일에 이름을 올린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특별한 공을 세운 천 장관이 당시 여당의 실력자로서 변호인단에 함부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더욱 신중하고 아름다운 처신이었겠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런 자세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천 장관이 불필요한 오해를 씻을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입니다. 천 장관이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을 수사했던 인천지검의 기존 수사팀의 잘잘못을 정확하게 가려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언론에서 지금 이 문제를 거론하는 이유도 결국은 감찰 문제가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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